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KT가 박윤영 대표 취임 이후 첫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비대해진 조직 슬림화’와 ‘AI·AX 중심 구조 재편’이라는 두 축의 변화를 동시에 추진한다. 단순 인사 개편을 넘어 통신사에서 AI·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KT는 31일 CEO 직속 조직 전면 교체와 함께 임원 규모를 약 30% 축소하는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 강화를 위한 구조 개편으로, 최근 통신업 성장 정체와 AI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AX(AI Transformation) 중심 재편’이다. KT는 기존에 분산돼 있던 AI·IT 기능을 재정렬해 기술 개발과 서비스 실행을 분리했다. 차세대 기술 연구를 담당하는 ‘AX미래기술원’은 AI 모델과 핵심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신설된 ‘IT부문’은 플랫폼 운영과 인프라, 전사 IT 거버넌스를 맡는다.
이는 AI 연구와 서비스 구현을 분리해 전문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내부 플랫폼 역량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연구조직과 제품조직을 분리 운영하는 구조와 유사한 방향이다.
B2B 시장 공략도 강화한다. KT는 ‘AX사업부문’을 신설하고, 컨설팅 기반 사업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 이는 단순 통신 서비스 제공을 넘어 기업의 AI 도입과 디지털 전환 전반을 지원하는 ‘엔드투엔드 AX 사업자’로 포지셔닝하려는 전략이다.
특히 금융, 제조, 공공 등 산업별 맞춤형 AI 솔루션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KT는 네트워크·클라우드·AI를 결합한 통합형 B2B 플랫폼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보안 조직도 대폭 강화됐다. 기존에 분산돼 있던 보안 기능을 ‘정보보안실’로 통합하고, 외부 전문가를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로 영입했다. 이는 AI·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확대에 따라 보안 리스크 관리가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한 데 따른 조치다.
현장 조직은 고객 경험 중심으로 재편됐다. 전국 7개 광역본부를 4개 권역으로 통합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영업 중심 조직을 축소하는 대신 고객 서비스와 품질 관리 인력을 강화했다. 특히 ‘토탈영업센터’를 폐지하고 인력을 서비스·품질·보안 분야로 재배치한 점은 ‘가입자 확대’에서 ‘고객 경험 개선’으로 전략 축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홍보, 대외협력(CR), 공급망(SCM) 조직을 CEO 직속으로 재편해 리스크 대응과 전략 실행력을 강화했다. 최근 통신업계 전반에 걸쳐 ESG, 규제 대응, 공급망 안정성이 중요해진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직개편은 KT가 기존 통신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AI·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의 일환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네트워크 사업자에서 AX 인프라 사업자로의 체질 전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윤영 대표는 “통신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초개인화 및 산업 특화 AX 역량을 확대해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며 “대한민국 1등 AX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개편의 본질은 ‘조직 축소’가 아니라 ‘구조 재설계’다. 네트워크, 클라우드, AI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고, 이를 B2B 시장으로 확장하는 전략이 성공할 경우 KT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통신을 넘어 ‘AI 인프라 산업’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