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 농심이 서울숲에 조성하는 ‘신라면 정원’을 통해 식품 브랜드를 디지털·공간 경험으로 확장하는 ‘푸드테크 콘텐츠 전략’에 나선다. 단순 전시를 넘어, 감각·데이터·공간 설계를 결합한 체험형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흐름이다.
농심은 5월 1일부터 10월 27일까지 서울 성수동 서울숲 일대에서 열리는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 참가해, 신라면 출시 40주년을 기념한 ‘Spicy Happiness In Noodles’ 정원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약 1,428㎡(430평) 규모로 조성되는 이번 정원은 K-컬처 존 내 핵심 콘텐츠로 배치된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라면 조리 과정의 시각화’다. 농심은 면발의 곡선 구조, 끓는 물의 기포, 색상 대비 등 라면이 완성되는 물리적·화학적 과정을 조형 언어로 재해석했다. 이는 열에 의해 전분이 팽창하고 기포가 형성되는 조리 메커니즘을 공간 디자인으로 구현한 사례다.
정원 중앙에는 ‘신라면 한 그릇’을 모티브로 한 파빌리온이 들어선다. 천장에는 라면 면발 형태의 입체 구조물이 배치되며, 관람객은 내부에 들어가 마치 음식 내부에 들어온 듯한 몰입형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러한 설계는 최근 전시·유통 업계에서 확산 중인 ‘이머시브(immersive) 공간 디자인’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정원을 단순 브랜드 마케팅이 아닌 공간 기반 인터페이스(UI) 실험으로 해석한다. 실제로 최근 브랜드들은 오프라인 공간에 디지털 요소를 결합해 사용자 경험(UX)을 확장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향후 AR(증강현실), 센서 기반 인터랙션, 위치 기반 데이터 분석 등이 결합될 경우, 방문객의 동선·체류 시간·반응 데이터까지 확보 가능한 ‘데이터형 공간’으로 발전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정원은 식품 산업의 ‘경험화’ 흐름을 보여준다. 과거 식품이 맛과 품질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시각·촉각·공간 경험까지 포함한 멀티센서리(Multi-sensory) 접근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색상(신라면의 레드), 형태(면발), 움직임(기포) 등은 인간의 감각 인지와 직결되는 요소로, 브랜드 기억을 강화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서울숲이라는 도심 녹지 공간에서 진행된다는 점도 주목된다. 자연 환경과 브랜드 콘텐츠를 결합해 ‘도심형 힐링 플랫폼’을 구축하는 시도로, ESG 및 도시 재생 트렌드와도 연결된다. 기업 정원이 단순 조경을 넘어, 문화·기술·브랜드가 융합된 복합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 40주년을 맞아 브랜드의 상징성과 감각적 경험을 자연 속에서 풀어내고자 했다”며 “국내외 관람객이 새로운 방식으로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를 두고 식품 산업이 ‘제품’에서 ‘경험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전환점으로 평가한다. 향후 푸드 브랜드가 XR, 데이터 분석, 공간 설계를 결합해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는 ‘테크 기반 콘텐츠 산업’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