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우리금융지주 자회사 우리카드가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속에서도 2억달러(약 3000억원) 규모의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에 성공하며 디지털 기반 자금조달 역량을 재확인했다. 단순 조달을 넘어 ‘사회적 금융’과 데이터 기반 금융 플랫폼 전략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ABS는 사회적채권 형태로 발행됐다. 조달된 자금은 영세·중소상공인의 카드 매출대금을 조기에 정산하는 데 활용된다. 기존에는 카드 결제 이후 정산까지 일정 기간이 소요됐지만, 이를 단축해 소상공인의 유동성을 개선하는 구조다. 금융 데이터 처리 및 정산 시스템 고도화가 뒷받침되면서 가능한 모델로 평가된다.
투자에는 글로벌 금융기관 HSBC가 단독으로 참여했다. HSBC는 투자뿐 아니라 통화이자율스왑(CIRS)까지 제공하며 환율 및 금리 변동 리스크를 동시에 헤지했다. 국내 카드사의 해외 ABS에 대해 단독 투자와 스왑을 함께 제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초자산은 신용카드 매출채권이며 평균 만기는 2년이다. 특히 카드 결제 데이터 기반의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구조화한 점에서, 데이터 금융 자산의 ‘증권화’가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전통 금융상품이 디지털 트랜잭션 데이터와 결합되는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도 해석된다.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았다. 최근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유가 상승과 글로벌 금리 변동성 확대 등으로 해외 조달 여건이 악화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우리금융그룹의 신용도와 우리카드의 자산 건전성, 그리고 HSBC와의 장기적 협력 관계가 발행 성공을 견인했다. 양사는 2017년 우리카드 최초 ABS 투자 이후 2019년 사회적채권 ABS에도 협력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를 ‘금융+데이터+사회적 가치’가 결합된 사례로 보고 있다. 카드 매출채권이라는 전통적 자산에 디지털 결제 데이터를 접목해 안정성을 높이고, 이를 사회적 금융으로 연결한 구조라는 점에서다. 향후 AI 기반 신용평가, 실시간 정산 시스템 등과 결합될 경우 카드사 중심의 데이터 금융 플랫폼 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해외 ABS 발행을 통해 안정적인 외화 조달 능력을 입증하는 동시에, 원화 카드채 발행 부담을 줄였다”며 “앞으로도 데이터 기반 자산 구조화와 조달원 다변화를 통해 재무 안정성과 플랫폼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