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누구나 콘텐츠를 올리고 돈을 벌 수 있을까? 창작자라면 누구나 콘텐츠를 올리고 작품 유료화를 통해 수익 창출이 가능한 오픈 플랫폼이 있다 하여 살펴보았다. 일주일 전인 15일, 10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 '포스타입'이다. 시리즈B란 스타트업 투자의 하나로 기업을 '빌드 업'하는 단계에서 받는 투자이다. 즉 회사가 일정 규모를 갖춘 뒤 진행되는 투자로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 상태라는 것이다. 2015년에 시작한 포스타입이 시장에 안착하여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는 단계라는 의미다.
웹툰, 웹소설은 물론 스포츠배팅까지...
콘텐츠를 창작하고 지원하는 플랫폼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포스타입의 경우 웹툰, 웹소설, 클래스, 시각예술 등 그림과 텍스트로 이루어진 것이 주를 이루었다. 얼핏 웹툰과 웹소설을 다루는 네이버웹툰이나 카카오페이지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지만, 포스타입의 경우 지식·에세이·시각예술·창작소재 등 더 광범위한 범위의 콘텐츠를 다루었다.
웹툰의 경우 1~10위까지 랭킹된 작품 중 7개가 포스타입과 파트너스를 맺은 작품들이었다. 12월 22일 현재 웹툰 랭킹 1위의 ‘할머니는 VR용사님’의 경우 파트너스 작품으로 현재 14화까지 연재가 되어 있고 3화까지 무료로 연재되고 있었다. 4화부터 열람하려면 500포인트를 지불해야 한다. 지식에세이 콘텐츠 부문의 인기콘텐츠는 스포츠배팅이었다. 12월 18일, 12월 19일에 열린 월드컵 경기가 열리기 전에 팀의 전력 등을 분석해 놓은 글이었다. '분위기 미녀 되는 법' 등의 자기관리법 노하우, 성인용 콘텐츠 등도 눈에 띄었다. 클래스에서는 '애니메이션풍 일러스트과정', '주름 묘사를 위한 특성 이해', '자연스러운 하체를 그리는 방법', '평범한 글을 재미있게 바꾸는 법' 등 구체적인 방법론 강좌가 인기였다.
판매, 정기구독 멤버십, 후원 등으로 수익창출
포스타입에는 크게 세 가지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유료 콘텐츠 판매, 정기 구독형 멤버십, 크리에이터 후원이다. 일부의 콘텐츠를 무료로 공개하고 열람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일정 포인트를 지급받는 식이다. 유료화하고 싶은 부분 위로 결제상자를 옮긴 다음, 가격만 정하면 된다. 가격은 창작자가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포스타입에는 정기구독형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어, 정기 후원하는 팬에게 한정하여 창작물을 공개할 수도 있다. '호스트클럽엔 어떤 옷을 입은 손님이 많을까?' 같은 성인콘텐츠, '단편 <파놉티콘>제작 4주차' 애니메이션 제작기 등 매니아층에 한정한 멤버십이 운영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콘텐츠가 아닌 창작자 자체를 후원하는 기능도 있다. 콘텐츠 하단에는 "~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라는 문구와 <후원하기>버튼을 두었다. 버튼을 누르면 구체적인 포인트(금액)입력창과 함께 결제창이 연결된다.
"수수료 10%만" 창작자 친화적 환경
포스타입을 만든 신규섭 대표는 올 5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웹툰·웹소설 작가는 약 40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네이버나 카카오 등 메이저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작가는 1만 명이 채 안 됩니다. 우리는 나머지 주목받지 못한 39만 명이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대안적인 플랫폼이 되고자 합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포스타입의 수수료는 업계 최저인 10%에 불과하다고 한다. 들어온 수입의 90%를 창작자가 가져가는 구조다.
채널을 만들어 직접 콘텐츠를 올려보았다. 결제상자는 콘텐츠 맨 아래 놓으니 후원모드였고, 중간으로 옮기니 판매모드로 바꿀 수 있었다. 판매모드에서 책정할 수 있는 가격은 100포인트부터 50만 포인트까지였다. 전체회원이 볼 수 있게 할 것인지 멤버십으로 공개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포스타입의 장점은 창작자가 올리고 싶을 때 올리기 때문에 마감시간이 따로 없다는 것이다. 발행시간도 현재시점으로 할 수도, 특정시간을 예약할 수도 있다. 발행시간, 콘텐츠 가격 등 철저히 창작자의 자율에 맡긴 것이다.
창작자의, 창작자에 의한, 창작자를 위한
포스타입이 네이버웹툰, 리디북스, 카카오페이지 등 다른 콘텐츠 유통채널과 달랐던 점은 정해진 사람만 콘텐츠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콘텐츠 업로드가 가능하고 개인 간의 거래로, 가격책정 및 업로드 주기가 자율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었다. 포스타입은 판을 깔아주고, 창작자는 그 판위에서 자신의 콘텐츠를 파는 것이다.
하지만 한계점은 있었다. 네이버웹툰, 카카오페이지 등의 대기업 플랫폼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다 보니 포스타입을 이용하는 많은 창작자가 SNS를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블로그나 트위터 등의 콘텐츠 하단에 이러한 후원하기 창을 이용한 게시글을 종종 볼 수 있다.(사진 2개-펑크마녀 블로그) 자신의 SNS에 글의 일부를 올리고 포스타입으로 유도해 후원 등 유료결제를 받는 방식이다.
하지만 플랫폼 주도형태의 콘텐츠를 벗어나 창작자 주도의, 창작자 위주의 오픈 플랫폼은 분명 필요하다. 2015년 오픈한 이래 2022년 11월 기준 누적 거래액 692억 원, 누적 크리에이터 수 36만 명이 이를 증명한다. 누구나 창작자가 될 수 있고 누구나 돈을 벌 수 있는 구조. 포스타입이 콘텐츠계의 쿠팡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