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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증가하는 플랫폼 근로자들…‘플랫폼종사자보호법’이 지킬 수 있을까

코로나19 이후 증가한 플랫폼 노동자…약 22만명
정부‧여당, 연내 '플랫폼종사자보호법' 통과 추진하지만…노동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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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e코노믹 = 이지혜 기자] 코로나19 이후 플랫폼 노동자들이 크게 늘어났다. 이들은 대부분 열악한 근로환경에 놓여있어, 플랫폼 종사자들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법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해 12월말 발표한 ‘플랫폼노동자의 규모와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플랫폼을 이용하여 노동을 거래하는 사람은 약 176만 명(취업자의 7.46%)이다. 여기서 단순 구인구직 앱 이용자와 전자상거래 종사자를 제외하면 약 22만 명 규모가 된다.

 

특히 배달‧운송 노동자는 전체 플랫폼 노동자의 52%를 차지한다. 플랫폼을 통해 하는 일이 부업이라고 답한 비율은 40.9%, 주업이라고 답한 비율은 59.1%였다.

 

플랫폼 일자리는 접근이 용이하고 한 사람이 다수의 플랫폼을 통해 일을 할 수 있지만, 사업주가 불분명하고 과도한 경쟁에 노출되어 처우 개선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일례로 배달업계 근로자들은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상당수다. 서울시가 지난해 6월 지역배달대행업체 라이더 10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7.1%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에 정부‧여당은 ‘플랫폼 종사자 보호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플랫폼 종사자 보호법)’을 추진 중이다. 지난 3월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했으며 현재 공청회를 거쳐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은 플랫폼 운영자 또는 이용 사업자가 종사자와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서를 서면으로 제공하라는 내용을 담았다. 계약을 변경하거나 해지할 때는 해당일로부터 10일, 또는 15일 이전에 서면으로 내용과 이유, 시기를 알려야 한다. 계약을 정당한 이유 없이 해지하거나 차별적 처우, 부당한 처우, 책임을 전가하는 일을 금지했다.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은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카카오모빌리티 등 11개 주요 플랫폼 기업 대표와 간담회를 가지고 “연내 플랫폼 종사자 보호법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장관은 “플랫폼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국민의 신뢰를 받으려면 종사자에 대한 보호·지원은 필수”라면서 “플랫폼 산업 발전과 종사자의 권리 보호를 위한 법적인 토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플랫폼 종사자가 반대하는 플랫폼종사자보호법?

 

문제는 이 법안이 보호하고자 하는 당사자인 플랫폼 종사자들이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라이더유니온,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공공운수노조, 웹툰작가노조,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등은 지난달 5일 국회 앞에서 플랫폼종사자보호법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플랫폼 종사자를 기존 노동법 틀안의 노동자에 포함시키는 것이 아니라, 새 법안을 만들어 ‘제 3의 영역’으로 분류한다면 근로자가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 자리에서 범유경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변호사는 “플랫폼 ‘종사자’라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하고 노동자라는 말을 빼버림으로써 플랫폼 노동자들이 근로기준법을 비롯한 노동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게 된다”며 “(법안은) 근로기준법의 취업방해금지, 해고의 제한, 중간착취 금지 등에 준하는 내용은 없어 문제가 생기면 노동자들이 근로자성을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 발의안은 “노동관계법에 해당하는 플랫폼 종사자는 노동관계법을 우선 적용하고, 이 법이 유리한 경우 이 법을 적용한다”는 규정을 명시, 플랫폼 노동자가 별도 법률 이외에 노동법의 보호도 함께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무엇이 유리한지, 노동법 적용이 되는지 등을 입증해야 하는 책임이 노동자에게 있다는 점에서 플랫폼 종사자들의 반발을 사는 중이다. 노동계는 사용자가 입증책임을 지도록 하는 ‘입증책임 전환’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이희종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정책실장은 4일 본지에 “외국의 경우에는 입증책임을 사용자에게 부여하고, (해당 노무에 대해 노동자가 아니라 사업자로 처우할 경우) 노동자가 아니고 사업자임을 (플랫폼) 사업자가 증명해야한다. 그런데 미국이나 유럽과 비교해보면 정부의 플랫폼 종사자 보호법에는 오분류를 막기위한 조치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정책실장은 “현행 노동법은 노동자와 사용자의 범위를 좁게 규정하고 있어 사실상 노동자임에도 개인사업자로 등록해서 일하게 되는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 노동자의 경우 온전한 노동자로 인정받고 있지 못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용자의 현행규정에서 개념을 확대해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사실상 영향력 또는 지배력을 행사하는 사람‘으로 확대하고, 노동자의 경우도 현행 규정에서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업무를 위하여 노무를 제공하고 해당 사업주 또는 노무수령자로부터 대가를 받아 생활하는 사람‘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