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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비대면 진료’ 두고 본격화되는 플랫폼 vs 의약단체 대립

정부-국회, 위드코로나에도 '비대면 진료' 긍정적이지만…의약단체 반대 거세
의약단체 "과도한 의료이용 조장-불법적 의약품…비대면 진료 플랫폼 허용 즉각 중단하라"
플랫폼 "가이드라인 정해주면 따르겠다…의료진과 발전적 논의 이어나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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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e코노믹 = 이지혜 기자] 코로나19 기간 한시적으로 합법화된 ‘비대면 진료’가 ‘위드코로나’에서도 운영될 수 있을까. 정부와 국회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의약단체의 반대가 거세다.

 

보건복지부가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2월 24일부터 2021년 9월 5일까지 총 1만 1936개 의료기관에서 276만 건의 한시적 비대면 진료가 실시됐다.

 

수요가 있는 만큼, 정부도 향후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계속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규제 챌린지’를 통해 비대면 진료, 의약품 원격 조제, 약 배달 서비스 등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없애겠다는 입장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7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비대면 진료에 대해 “국민 입장에서 편익이 굉장히 컸다”면서 “의료계에서 비대면 진료의 안정성, 그리고 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문제점 등에 대해 우려를 많이 했지만 그런 점에 있어서 문제가 드러났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회에서도 ‘비대면 진료’를 순차적으로 합법화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혜영 의원은 의료기관 이용이 어려운 사람, 만성질환자, 수술 후 관리환자 등이 비대면 진료를 보완적으로 받을 수 있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고, 같은 당 강병원 의원도 경증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재진환자들이 원격 모니터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의약단체 "비대면 진료 플랫폼 허용 중단하라"

 

반면 의약단체는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 잔뜩 날을 세운 상태다. 단순히 편의성 향상을 목적으로 ‘환자 대면 원칙’을 훼손한다면 국민 건강에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시각이다.

 

실제로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서 다이어트 약, 성기능 개선제 등의 손쉬운 처방이 가능하다는 광고가 진행되거나, 약사를 대면하지 못해 약의 부작용을 설명받지 못하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또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지난해 2월 24일부터 올해까지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향정신의약류의 일종인 졸피뎀을 포함한 마약류 의약품이 비대면 진료에서 대면진료에서 보다 더 자주, 더 많이 처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 24일~12월 31일까지 비대면 진료를 통해 처방된 졸피뎀은 대면진료보다 2.0배 높았으며, 올해 1월 1일~4월 30일 기간에는 2.3배 높았다. 1건당 졸피뎀 처방량도 지난해 1.2배, 올해 1.1배 높았다.

 

마약류 의약품의 경우에도 지난해와 올해 처방 건수가 각각 1.6배, 1.7배 높았으며, 1회당 처방량도 1.7배, 1.4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약사회 3개단체는 25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보건의료를 돈벌이 수단으로 접근하여 과도한 의료이용과 의약품 오남용을 조장하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 허용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이유로 한시적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과정에서, 그 허용범위와 제재방법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탓에 수많은 영리기업이 앞다투어 플랫폼 선점을 위해 무차별 진입했다”면서 “이들이 과도한 의료이용을 조장하고 불법적인 의약품 배송을 일삼고 있음에도 정부는 사실상 이를 외면하며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영리기업의 특성상 ‘손쉽게, 더 많이’를 강조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를 방치하는 경우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지역보건의료를 붕괴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의사-환자 간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은 국민의 건강권과 직결되는 대면진료 대체, 복약지도 무력화, 의료정보 유출 등을 초래하여 보건의료의 근본적인 본질을 바꾸고 보건의료체계 전반에 크나큰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법안을 즉시 철회할 것도 요구했다.

 

박수현 의협 대변인은 2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환자들은 비대면 진료에 대해 ‘편했다’고 느끼는 부분이 분명히 있긴 하지만, 환자를 보지도 않고 초진부터 약을 원하는대로 처방해준다는 것은 약의 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면제나 정신과적인 약물뿐만 아니라 항생제 등에서도 문제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외국의 경우 검사를 진행했던 환자에게 결과를 설명해주거나, 오랫동안 진료를 받아 의료인이 잘 알고 있는 안정적인 상태의 만성질환자에게 평소와 같은 약을 처방할 때 비대면 진료를 활용한다. 환자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초진부터 약을 처방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산간지역 등 의료 상황이 열악한 곳에서 비대면 진료를 한다는 것이 이상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에 대해서도 사실 굉장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환자의 건강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라면서 “만성질환 환자의 경우에도 어떤 기준을 가지고 비대면 진료를 할 수 있을지 전문가들의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가이드라인 정해준다면 따를 것"

"위드코로나에 비대면 진료 필요...초진환자‧도심환자도 비대면 진료 가능해야"

 

비대면 진료 플랫폼은 보건복지부가 비대면 진료와 약 배송에 대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정해준다면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는 19일 오는 11월 2일부터 마약류‧오남용 우려 의약품 등 특정의약품의 처방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산하 원격의료산업협의회의 공동회장을 맡고 있는 장지호 닥터나우 이사는 다음날 입장문을 통해 “보건복지부의 규정으로 인해 대한약사회의 우려사항이었던 고위험군 의약품 오남용 우려를 해소하게 됐다”면서 “원격의료산업협의회는 정부당국,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병원협회 등 일선 의료진과 발전적인 논의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 이사는 “원격의료산업협의회는 항상 정부당국에서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면 그에 맞춰서 운영하겠다는 입장이었다”면서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는 것은 하나의 제도가 형성된 것이고, 향후 비대면 진료 제도화의 출발선이 되리라 굳게 믿고 있다”고 환영했다.

 

이어 “비대면 진료 이후 약국의 혼란으로 국민이 의약품을 수령하지 못하는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보건당국의 정확한 지침에 따른 합법적인 체계인 만큼 향후 많은 약국의 제휴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위드코로나 시에 비대면 진료 및 의약품 배송이 필요하다.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는 시기에 비대면 진료와 약배송이 매우 유용한 역할을 할 것이라 확신한다”면서 초진 환자의 비대면 진료, 도심 보편적인 환자의 비대면 진료가 가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