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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 칼럼] 사과는 했지만, 강호동 농협 회장은 아무것도 내려놓지 않았다

투데이e코노믹 = 박재형 기자 |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사과는 형식만 남고 내용은 비어 있었다. 국민과 조합원 앞에 고개를 숙였지만, 그 고개는 끝내 자신의 자리에서는 내려오지 않았다. 이번 사과는 책임의 시작이 아니라, 책임 회피의 완성에 가깝다. 최고 책임자가 직접 사과에 나섰다는 사실만으로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이번 사태의 무게가 너무 크다. 농협을 둘러싼 신뢰 붕괴는 단순한 관리 실패나 현장 문제로 치부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그럼에도 강 회장의 사과문에는 사임은커녕, 거취를 고민했다는 최소한의 언급조차 없었다. 책임은 인정했지만, 책임을 지지는 않겠다는 선언과 다르지 않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강 회장은 “쇄신”을 말했다. 그러나 그 쇄신은 추상적이고 공허하다. 무엇을 바꾸겠다는 것인지, 누구를 책임지게 하겠다는 것인지, 언제까지 어떤 결과를 내겠다는 것인지 아무것도 제시하지 않았다. 책임 없는 쇄신, 인적 교체 없는 개혁은 결국 현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다른 표현일 뿐이다. 농협은 수차례 같은 장면을 반복해 왔다. 사고가 터지면 사과하고, 쇄신을 약속하고, 시간이 지나면 잊힌다. 달라진 것은 없고, 신뢰는 더 무너졌다. 그 중심에 항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