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 인공지능이 만든 얼굴? 버추얼 유튜버 ‘루이’

  • 등록 2021.07.17 19:5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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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인간, 스토리텔링 가능...홍보모델로 안성맞춤”
“버추얼 모델, 메타버스와 맞물려 빠르게 발전할 것”
“윤리적 이슈, 창작자와 이용자 모두 성숙한 관점으로 가상인간 대해야”

[편집자주] 뜨거운 이슈를 시원히 설명해줄 수 있는 전문가를 찾았습니다. 최근 ‘가상인간’들이 MZ세대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진짜’ 인간 인플루언서들도 많은데, 왜 가상 인플루언서들이 주목받고 있을까요. 이들은 어떻게 탄생했고 어떻게 발전해나가게 될까요. 활발히 활동 중인 가상인간의 ‘아버지’들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투데이e코노믹 = 이지혜 기자] 외형만큼이나 정교한 설정을 가진 가상 인플루언서들의 등장. 현재 가상 인플루언서는 현재 전 세계 145명에 달한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비지니스 인사이더 인텔리전스가 기업들이 인플루언서에게 쓰는 마케팅 비용이 2022년 150억 달러(약 17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한 가운데, 가상 인플루언서도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일례로 가상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Lil Miquela)’는 지난해에만 1170만 달러(130억 원)를 끌어모았다.

 

국내에서도 가상 인플루언서의 활동이 활발하다. 2만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루이 리’는 스스로를 “온라인에서만 만날 수 있는 버추얼 유튜버”라고 소개한다.

 

루이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루이커버리’에서 노래와 춤을 선보이는 22세 여성 크리에이터다. 그의 머리카락과 몸은 진짜지만, 얼굴은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로 만든 ‘가상’이다. 배우와 함께 촬영한 동영상에 인공지능이 만든 가상의 얼굴을 합성하는 방식으로 탄생했다.

 

최근에는 가구브랜드 ‘생활지음’의 모델과 한국관광공사의 ‘대한민국 안심여행’ 캠페인 모델로 발탁되면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루이 리’의 얼굴을 만들어 낸 디오비 스튜디오 오제욱 대표는 17일 “언택트 환경이 지속되면서 가상인간은 메타버스에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사업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가상인간은 원하는 페르소나와 아이덴티티를 만들 수 있어 기업‧브랜드에 딱 맞는 홍보모델로도 만들 수 있다. 또 사생활 이슈에서 자유롭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그는 “향후 버추얼 모델 산업은 메타버스의 다양한 사업 시도와 맞물려 빠르게 발전할 것”이라면서 “기획, 제작된 콘텐츠로서의 가상인간 뿐만 아니라 개인들의 아바타로서의 가상인간이 또한 중요한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 전문이다.

 

 

Q. ‘가상인간’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가상인간을 만든 계기는 언택트 환경이 지속되면서 메타버스에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사업이 될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의 4가지 분류(가상세계, 라이프로깅, 거울세계, 증강현실) 중에서 가상인간은 특히 가상세계와 라이프로깅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디지털 세상을 구현할 때에 꼭 필요한 캐릭터, 아바타와 연결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Q. 가상인간은 실제 인플루언서와 비교해 어떤 장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우선 원하는 외형을 만들 수 있다. 외형뿐만 아니라 성격이나 과거의 이력과 같은 스토리텔링 요소들까지도 원하는 대로 만들어낼 수 있다. 원하는 페르소나와 아이덴티티를 만들 수 있으니 기업·브랜드에 딱 맞는 홍보 모델로도 만들 수 있고, 영화나 드라마의 스토리에도 딱 맞는 배우를 만들 수 있다.

 

두 번째는 사생활 이슈에서 자유롭다는 것이다. 1인 미디어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 모델을 경험했다. 실제 인플루언서와 연결된 사업 모델의 매력과 잠재력도 많지만 문제점과 한계 또한 적지 않다. 대표적인 문제점을 하나 꼽는다면 바로 인플루언서의 ‘모럴해저드’ 리스크다.

 

최근 유명 연예인들의 학교폭력 이슈가 자주 여론에 올랐다. 학교폭력 뿐만 아니라 음주운전을 하거나 외도를 하는 등의 도덕적인 문제들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

 

가상인간의 경우 본체가 따로 없는 100% 디지털 소스로 만들어진 허구의 인물이거나, 자사의 루이처럼 본체가 따로 있고 그 본체의 외형이나 특징 일부를 디지털 소스로 변형하여 ‘부캐’와 같이 활동하는 아바타다. 모든 경우에 실제 인플루언서에 비해 모럴해저드 리스크가 현저하게 적다.

 

물론 이런저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실제 인플루언서가 가상인간보다 훨씬 매력적인 존재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 사업을 하면서 자연스러운 인간, 사람 그 자체가 얼마나 매력적인 존재인지 역설적으로 많이 느끼고 있다.

 

 

Q. 루이의 얼굴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루이의 얼굴은 인공지능 신경망으로 한국인의 얼굴을 학습하고 새로운 얼굴로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다시 말해 인공지능이 사람의 눈코입이란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배치된다는 것을 스스로 학습한 다음, 배운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얼굴을 그려내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이니 루이의 얼굴은 ‘인공지능의 작품’이라고 표현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Q. 앞으로 루이 외의 가상인간을 만드실 계획이 있으신가. 향후 ‘버추얼 모델’ 산업이 어떻게 발전하게 될지 궁금하다.

 

사실 루이 외의 가상인간을 여러 명 기획해두었으나 지난 2월 루이가 널리 알려지면서 많은 현안들이 생기는 까닭에 새로운 가상인간 제작은 일정이 조금 미뤄졌다. 그래도 꾸준히 만들 계획이 있으니 많이 기대해주시면 감사하겠다.

 

향후 버추얼 모델 산업은 메타버스의 다양한 사업 시도와 맞물려 빠르게 발전할 거라고 예상한다. 대중들은 이미 버추얼 휴먼을 기존의 게임이나 영화에서 주어진 역할만 수행하던 디지털 캐릭터와 구별하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에서 디지털 세계를 활보하는 MZ세대 네티즌들이 늘어나면서 기획, 제작된 콘텐츠로서의 가상인간 뿐만 아니라 개인들의 아바타로서의 가상인간이 또한 중요한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유튜브를 통해 누구나 콘텐츠 제작자가 되고 누구나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듯이, 가상인간을 만드는 다양한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누구나 버추얼 모델, 버추얼 인플루언서로 활동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Q. 루이는 한국관광공사 명예 홍보대사 등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루이의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하다.

 

루이는 매력적인 버추얼 인플루언서이지만, 루이보다 더 매력적인 실제 인물의 ‘부캐’이기도 하다. 본캐와 부캐가 모두 행복한, 균형잡힌 삶을 위해 과도한 인플루언서 활동은 자제할 생각이다. 다만 약간의 광고 출연과 좋아하는 음악 콘텐츠 제작은 지금까지처럼 재미있게 해나가려고 한다.

 

 

Q. 여성 버추얼 모델에 대한 딥페이크 등 윤리적인 이슈를 우려하는 목소리들도 있다.

 

가상인간 또한 인격으로 인정받는 존재인 만큼 -물론 현재로서는 이 부분에 논쟁의 여지가 많이 있지만- 젠더를 비롯한 기본적인 인격권은 보호받아야 할 것이다.

 

아직까지는 법적, 제도적인 장치도 미비하고 이용자들과 창작자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이나 윤리 의식 또한 높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루다’ 언어 성희롱 사건으로부터 약간이나마 사회적인 교훈과 공감대 형성은 얻어낸 것 같다.

 

창작자와 이용자 모두 성숙하고 윤리적인 관점으로 가상인간을 만들고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사 역시 가상인간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로서 그런 문화를 만드는데 일조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이지혜 기자 ljh1213wk@todayeconom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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