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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9월 수출 1209억 달러 '역대 최대'... 반도체가 쌓은 기록, 그 뒤에 남은 숙제

투데이e코노믹 = 박재형 기자 | 지난달 한국의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200억 달러 선을 넘어섰다. 산업통상부가 1일 발표한 9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9월 수출액은 1209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5% 늘었다. 조업일수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액도 56억3000만 달러로 처음 50억 달러를 웃돌았다. 다만 이 기록의 절반 이상을 반도체 한 품목이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환율과 업황 변화에 수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구조라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반도체, 사상 처음 600억 달러를 넘다

 

9월 반도체 수출액은 60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2.8% 급증했다. 단일 품목으로는 처음 600억 달러를 넘긴 기록이다. 8월에 세운 467억 달러 기록을 한 달 만에 다시 갈아치운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 증가를 메모리 고정가격이 꾸준히 오른 데다 물량까지 함께 늘어난 결과로 설명한다. 가격과 물량이 동시에 뛰었다는 건 수요 쪽 시그널이 꽤 강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산업통상부는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올해 반도체 수출 규모가 연간 5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말고도 고르게 자랐다

 

반도체를 뺀 나머지 품목의 수출 증가율도 23%에 달해, 이번 실적이 반도체 하나에만 기댄 결과는 아니라는 근거가 된다. 석유제품이 72% 늘었고 비철금속은 34%, 선박은 29.9% 증가했다. 화장품 수출은 31.4% 늘어 15억1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다. 전기기기도 23% 늘었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K뷰티 수요 확대처럼 서로 다른 동력이 겹친 결과로 보인다.

 

무역수지 400억 달러 첫 돌파... 연간 1조 달러 시야에

 

수입은 710억9000만 달러로 26% 늘었다. 에너지 수입이 129억6000만 달러로 38% 증가했고, 에너지를 제외한 수입도 581억3000만 달러로 23.6% 늘었다. 이로써 9월 무역수지는 498억5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해, 월간 기준으로 처음 400억 달러를 넘겼다. 1~9월 누적 수출액은 8145억 달러로, 이미 지난해 연간 수출액(7093억 달러)을 넘어선 상태다.

 

산업통상부 강감찬 무역투자실장은 1조 달러 달성이 유력하며 오히려 그 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밝혔다. 빠르면 11월 말에서 12월 초 사이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AI 데이터센터 수요를 근거로 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숫자 뒤에 남은 두 가지 변수

 

문제는 이 호실적을 만든 조건들이 그대로 유지될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먼저 환율이다.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 분기 대비 5.6% 떨어졌고, 분기 말 기준으로는 12.7%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 비중이 높은 상장사일수록 원화로 환산한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다. 달러 기준 수출액이 늘어도 원화로 바꾼 실제 이익은 환율 하락분만큼 깎여 나간다.

 

두 번째는 반도체 수출 단가의 상승 속도가 둔화할 조짐이 보인다는 점이다. 주요 반도체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10월 중순 종료될 예정이어서 수급 공백 우려도 겹쳐 있다. 김정관 장관 역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중동 지역 긴장을 여전히 큰 변수로 꼽았다. 정부도 이 호조세를 당연하게 보고 있지는 않다는 뜻이다.

 

수출이 다시 '성장의 버팀목'이라는 수식어를 되찾은 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그 버팀목의 절반 가까이가 반도체 한 품목, 그리고 당분간 더 떨어질 수 있는 환율 위에 세워져 있다는 사실도 함께 봐야 할 숫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