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10 (토)

  • 맑음동두천 9.6℃
  • 맑음강릉 16.4℃
  • 맑음서울 13.7℃
  • 맑음대전 12.0℃
  • 맑음대구 14.2℃
  • 구름많음울산 17.4℃
  • 맑음광주 14.5℃
  • 구름많음부산 20.3℃
  • 맑음고창 10.9℃
  • 구름많음제주 18.7℃
  • 맑음강화 10.7℃
  • 맑음보은 8.3℃
  • 맑음금산 9.6℃
  • 맑음강진군 12.5℃
  • 맑음경주시 14.8℃
  • 맑음거제 17.6℃
기상청 제공

산업

AI가 메모리 삼켰다…삼전·하이닉스 ‘190조 잭팟’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
삼성전자 111조·SK하이닉스 78조

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인공지능(AI) 열풍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판을 바꾸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급증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다, HBM 생산 확대가 범용 D램 공급까지 제약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또 한 번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금융정보업체와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는 약 111조원, SK하이닉스는 약 78조원 수준이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을 합치면 190조원에 육박한다.

 

삼성전자는 분기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직전 분기에 세운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뛰어넘으며 사상 최대 기록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역시 AI 메모리 수요를 등에 업고 역대급 실적이 예상된다.

 

실적을 밀어 올리는 핵심 동력은 HBM을 비롯한 고부가 메모리다. AI 가속기에 사용되는 HBM과 서버용 DDR5,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수요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함께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차세대 HBM4 판매 확대와 수율 개선이 수익성 향상에 힘을 보태고 있다. AI 가속기 성능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더 많은 용량과 높은 대역폭의 메모리가 필요해지면서 HBM 수요 역시 구조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이다.

 

흥미로운 점은 HBM의 호황이 범용 D램의 공급 부족까지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체들이 한정된 생산능력을 수익성이 높은 HBM에 집중하면서 일반 서버와 PC 등에 사용되는 범용 D램 생산 여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체 D램 생산능력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7%에서 올해 33%, 2027년에는 40%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범용 D램 비중은 같은 기간 73%에서 65%, 59%로 낮아질 전망이다.

 

공급 부족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범용 D램 가격이 전 분기보다 13~18%, 낸드플래시 가격은 10~1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서버용 메모리에서는 제품을 주문해도 실제 공급까지 1년 가까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달 기준 서버용 고용량 DDR5의 리드타임은 최대 52주까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적인 리드타임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긴 수준이다.

 

AI가 메모리 수요를 끌어올리고, 반도체 업체들이 HBM 생산을 확대하면서 범용 메모리가 부족해지고, 다시 메모리 가격이 상승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메모리 공급 부족, 가격 상승 이어질 듯

 

시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HBM은 일반 D램보다 제조 공정이 복잡하고 생산능력을 빠르게 확대하기도 쉽지 않다. HBM4에 이어 차세대 HBM4E 공급이 본격화하면 첨단 메모리에 투입되는 생산능력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AI용 메모리의 고객층이 넓어지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넘어 주문형반도체(ASIC)에서도 HBM 채택이 늘어나면서 AI 메모리 시장 자체가 확대되고 있다.

 

다만 호황이 계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이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향후 생산능력이 수요 증가 속도를 넘어설 경우 메모리 가격이 조정을 받을 수 있다.

 

원화 강세 역시 변수다.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 기업은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실적에 부담을 받을 수 있다. PC와 스마트폰 등 소비자용 시장에서 높아진 메모리 가격에 대한 저항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메모리 공급 부족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메모리 용량과 성능이 빠르게 높아지는 데 비해 첨단 메모리 공급을 단기간에 확대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