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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사면 야구 티켓 드려요”…단속 피하는 ‘우회 암표’ 기승

커피·사진 고가 판매하고 경기 티켓은 ‘사은품’으로…암표 규제 사각지대 노려

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암표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관련 법령이 시행됐지만,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커피나 사진 등을 고가에 판매하면서 인기 스포츠 경기 티켓을 ‘사은품’으로 제공하는 신종 우회 거래가 등장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티켓을 판매하지 않는 형태를 취하면서 암표 단속을 피하려는 수법으로 풀이된다.

 

10일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는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기프티콘의 판매 가격을 70만원으로 제시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판매자는 해당 게시물에서 “구매하시는 분에게 일요일 고척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 경기 티켓을 선물로 드린다”며 “NCT 재민이 시구하는 경기”라고 소개했다.

 

시중에서 수천원 수준에 판매되는 커피 기프티콘에 수십만원의 가격을 책정하고, 대신 인기 경기 티켓을 무료 증정하는 방식이다. 실제 거래 목적이 커피보다는 야구 경기 티켓에 있는 것으로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게시물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게시물에는 야구선수 사진이 10만원에 판매 상품으로 올라왔고, 구매자에게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 티켓을 사은품으로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처럼 다른 상품에 고가의 가격을 붙인 뒤 입장권을 ‘덤’이나 ‘사은품’ 형태로 제공하는 거래는 티켓 자체를 판매하는 기존 암표 거래와 달리 단속 과정에서 실제 거래 대상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과거 경기장 주변에서 은밀하게 이뤄졌던 암표 거래는 온라인 예매와 중고거래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국회도서관이 지난 6월 발간한 ‘데이터로 보는 암표매매’에 따르면 프로스포츠 온라인 암표 신고 건수는 2020년 3627건에서 지난해 4만1239건으로 11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프로야구 관련 신고가 4만541건으로 전체 신고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암표 의심 게시물 모니터링 건수도 26만2381건에 달했다.

 

프로스포츠 암표의 평균 거래가격은 정가의 2.56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 경기나 유명 연예인이 참여하는 경기의 경우 웃돈이 더욱 커지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K팝 공연과 프로스포츠 등에서 반복되는 암표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관련 규제를 강화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시행된 ‘공연법 시행령’과 ‘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은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부정한 방법을 통한 입장권 재판매 행위를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올해 2월 개정된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은 기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입장권 부정 판매뿐 아니라 암표 거래에 대한 규제를 확대하고, 부당하게 얻은 판매금액에 대해 최대 50배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예스24·티켓링크·네이버 등 주요 예매 플랫폼과 한국대중음악산업협회 등 관련 업계도 법 시행에 맞춰 암표 방지를 위한 모니터링과 수사기관 공조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들도 관계기관과 협력해 의심 게시물을 모니터링하고 제재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문제는 암표 규제가 강화될수록 거래 방식도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티켓 가격을 직접 제시하지 않고 커피·사진·굿즈 등 다른 상품에 비정상적으로 높은 가격을 매긴 뒤 입장권을 무료 증정하는 방식의 경우 실제 판매 대상이 무엇인지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암표 거래보다 단속이 까다로울 수 있다.

 

특히 판매자가 “티켓은 무료 사은품일 뿐”이라고 주장할 경우 거래의 실질적 목적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법적 다툼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암표 거래가 단순한 고가 재판매에서 다른 상품과 결합한 ‘우회 판매’ 방식으로 진화하면서 현행 규제만으로 모든 변칙 거래를 차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암표 근절을 위해서는 예매 단계에서의 본인 확인 강화와 비정상적인 재판매 게시물에 대한 플랫폼 모니터링뿐 아니라, 상품 판매를 가장한 우회 암표 거래까지 규율할 수 있는 보다 세밀한 제도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