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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예금토큰 결제 인프라 구축 참여…소상공인 수수료·정산 부담 낮춘다

기존 결제망 활용해 별도 단말기 교체 최소화…중소기업·스타트업과 핵심 기술 공동 개발

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KB국민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기반 예금토큰을 실생활 결제에 활용하기 위한 민간 결제 인프라 구축 사업에 참여한다.

 

KB국민은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추진하는 ‘블록체인 혁신 프로젝트’의 예금토큰 기반 결제 인프라 확대 사업 참여 기관으로 선정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금융결제원이 주관하고 시중은행과 결제대행사, 대형 수요처 등이 참여하는 민간 컨소시엄 형태로 추진된다. 전체 사업비는 96억원 규모로, 시중은행 9개사와 결제대행사 8개사, 대형 수요처 2개사가 참여한다. 

 

사업의 핵심은 한국은행의 ‘프로젝트 한강’을 통해 실증한 예금토큰 기술을 일반 가맹점과 소비자가 이용하는 민간 결제 영역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프로젝트 한강은 은행 등 금융기관만 사용할 수 있는 기관용 디지털화폐를 기반으로 미래 디지털화폐 인프라를 구축하고, 일반 이용자가 은행이 발행한 예금토큰을 실제 매장과 온라인에서 사용하도록 한 실증 사업이다. 

 

예금토큰은 은행 계좌에 보관된 예금을 디지털 토큰 형태로 전환한 지급수단이다. 가격 변동을 목적으로 거래되는 가상자산과 달리 기존 은행 예금과 연계돼 결제에 사용하는 구조다.

 

프로젝트 한강의 일반 이용자 실거래에서는 스마트폰 전자지갑을 이용해 편의점과 카페, 대형 서점, 하나로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뿐 아니라 온라인 쇼핑과 배달 서비스에서도 예금토큰 결제가 시험됐다. 

 

KB국민은행은 이번 사업에서 기존 카드·계좌 결제망과 예금토큰 결제 시스템을 연계하는 역할을 맡는다.

 

가맹점이 별도의 결제 단말기를 새로 설치하거나 기존 전산 시스템을 대규모로 개편하지 않고도 예금토큰 결제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소비자가 전자지갑에 보유한 예금토큰으로 결제하면 가맹점은 기존 결제망을 통해 대금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한다. 새로운 지급수단 도입에 따른 가맹점의 초기 비용과 기술적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예금토큰 결제가 상용화되면 소상공인의 결제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정산 속도를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현재 카드와 일부 간편결제는 결제 이후 가맹점 계좌로 판매대금이 들어오기까지 통상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 예금토큰은 지급과 정산 과정을 하나의 디지털 인프라에서 처리할 수 있어 기존 1∼3일가량 걸리던 정산 기간을 즉시 정산에 가까운 수준으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산 주기가 짧아지면 자금 여력이 부족한 소상공인은 판매대금을 보다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 결제대금 입금 전까지 발생하는 운전자금 부담도 낮출 수 있어 예금토큰이 단순한 신규 결제수단을 넘어 소상공인의 자금 흐름을 개선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KB국민은행은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예금토큰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공동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주요 개발 분야는 예금토큰 전자지갑과 기존 금융 서비스의 연동, 개인정보와 거래정보를 보호하는 보안 솔루션, 거래 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결제를 실행하는 스마트 계약의 검증 등이다.

 

은행이 전체 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관련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과 협력함으로써 새로운 금융 서비스와 사업 모델을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사업 과정에서 확보한 결제·정산 데이터는 예금토큰 서비스의 안정성과 이용 편의성을 높이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다만 개인별 예금토큰 정보와 개인정보는 기존 금융거래와 마찬가지로 전자지갑을 발급한 은행이 관련 법령에 따라 관리한다. 한국은행이나 정부가 개인별 예금토큰 보유 현황을 직접 관리하는 구조는 아니다. 

 

공공 분야와의 연계도 추진한다.

 

금융결제원은 재정경제부와 협력해 정부 업무추진비와 국고금 관리 등 공공 재정 분야에 예금토큰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민간 가맹점 결제를 넘어 정부 지출과 정책자금 집행 과정에서도 디지털화폐 인프라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예금토큰에 스마트 계약 기능을 결합하면 정책자금의 사용처와 기간, 대상 등을 사전에 설정할 수 있다. 지정된 목적에 맞게 자금이 사용됐는지 자동으로 확인할 수 있어 바우처와 지원금 집행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활용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향후 국고금과 정부 업무추진비 관련 시범사업에도 참여하고, 민간과 공공 영역을 연결하는 예금토큰 결제 기반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번 사업은 예금토큰을 제한된 실증 단계에서 벗어나 기존 결제망과 연결된 상용 서비스로 확장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금융회사와 결제사업자, 가맹점, 기술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생태계를 구축해 디지털화폐의 실제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단계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존 결제 인프라와 예금토큰을 연결해 소비자와 가맹점이 별도의 불편 없이 새로운 지급수단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소상공인의 수수료와 정산 부담을 낮추고 중소기업과의 기술 협력을 통해 새로운 결제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