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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키움증권, 빗썸 지분 인수하나

빗썸 신주 발행 시 매입하는 구조
양측 "아직 결정된 바 없다"

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키움증권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대한 지분 투자 가능성을 검토하면서 금융권의 디지털자산 시장 진출 경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빗썸의 전략적 가치에는 공감하면서도 복잡한 지배구조와 규제 리스크 등이 여전한 만큼 실제 투자 성사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가상자산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과 빗썸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 등을 통한 지분 투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빗썸이 신주를 발행하면 키움증권이 이를 인수하는 구조가 거론되고 있지만, 양측 모두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초기 검토 단계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논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STO),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디지털자산 제도화가 본격화되는 시점과 맞물려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금융사들이 디지털자산 사업 기반 확보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원화거래소를 보유한 사업자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5곳뿐이다. 코빗은 미래에셋그룹, 코인원은 한국투자증권, 고팍스는 바이낸스와 각각 협력 관계를 구축했으며,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에도 한화투자증권과 하나금융, 삼성 계열사 등이 투자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금융권이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대형 거래소가 사실상 빗썸만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빗썸의 현재 장외시장 기업가치는 약 5260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실제 인수·투자 협상에서는 단순 시가총액보다 경영권 프리미엄과 플랫폼 가치, 제도화에 따른 성장 가능성이 함께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빗썸은 여러 차례 인수 협상 과정에서 7000억원에서 1조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으며, 2018년에는 약 1조원 수준의 가치가 평가되기도 했다.

 

다만 이러한 기대 가치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복잡한 지배구조, 규제 리스크 발목

 

가장 큰 변수는 복잡한 지배구조다. 빗썸코리아의 최대주주는 빗썸홀딩스지만, 그 위에는 창업자 이정훈 전 의장 측 법인을 비롯해 여러 투자사와 투자조합 등이 얽혀 있다. 업계에서는 전략적 투자자가 일정 지분을 확보하더라도 경영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쉽지 않은 구조라고 평가한다.

 

규제 리스크도 부담이다. 빗썸은 현재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른 가상자산사업자(VASP) 갱신 신고 심사를 받고 있으며,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제재와 관련한 행정소송도 진행 중이다. 여기에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사와 제재 절차, 개인정보 국외 이전 문제에 따른 과징금, 소비자 배상 이슈 등도 남아 있다.

 

내부 조직 안정성 역시 투자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다. 최근 직원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는 업계 평가가 나오면서 새로운 투자자가 참여하더라도 조직 안정화와 사업 방향 정비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금융권에서는 현재 논의를 투자 의향을 확인하는 '태핑(Tapping)' 수준으로 보고 있다. 실제 투자 여부는 실사를 거쳐 규제와 소송, 지배구조, 기업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전통 금융과 디지털자산의 결합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초기에는 증권사와 거래소 간 서비스 연계나 플랫폼 협력이 중심이 되겠지만, 향후에는 하나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주식과 가상자산을 함께 거래하는 통합 금융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