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 유한양행의 고셔병 치료제 후보물질 ‘YH35995’가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치료제가 부재한 제3형 고셔병을 겨냥한 경구용 치료제 개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유한양행은 고셔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 ‘YH35995’가 유럽의약품청으로부터 고셔병 적응증에 대해 현지시간 19일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지정은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국 희귀의약품 지정에 이은 성과다. 유한양행은 미국과 유럽 양대 의약 규제기관으로부터 YH35995의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글로벌 시장 진입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유럽 희귀의약품 지정은 환자 수가 적고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다. 지정 품목은 개발 단계에서 과학적 자문, 규제 절차 관련 수수료 감면, 시판허가 승인 이후 10년간 시장독점권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유럽은 미국의 최대 7년보다 긴 10년의 시장독점권을 보장한다.
고셔병은 GBA1 유전자 변이로 리소좀 효소 기능이 저하되면서 당지질의 일종인 글루코실세라마이드가 여러 장기에 축적되는 유전성 리소좀 축적 질환이다. 간과 비장 비대, 빈혈, 혈소판 감소, 골격계 이상 등 전신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신경증상을 동반하는 제3형 고셔병은 해당 증상을 표적으로 한 허가 치료제가 아직 없어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큰 질환으로 꼽힌다.
YH35995는 유한양행이 2018년 GC녹십자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확보한 후보물질이다. 현재 유한양행이 단독으로 임상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YH35995는 경구용 저분자 글루코실세라마이드 합성효소 억제제로, 글루코실세라마이드 생성을 줄이는 기질감소치료 계열 치료제다. 유한양행은 YH35995의 강점으로 우수한 혈액뇌장벽 투과력을 꼽고 있다.
전임상 연구에서는 YH35995가 혈장과 뇌 내 글루코실세라마이드를 유의미하게 낮추는 효과가 확인됐다. 이를 통해 기존 치료제가 도달하기 어려웠던 중추신경계까지 약효를 전달할 수 있어 신경증상을 동반한 제3형 고셔병 환자의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임상 개발도 진행 중이다. 유한양행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최초 인체 대상 연구를 수행해왔다. 지난 5월 이탈리아 트리에스테에서 열린 제3회 고셔병 국제 워킹그룹 심포지엄 2026에서는 단회투여 결과를 구연 발표하며 최초의 임상 데이터를 공개했다.
현재는 확보된 단회 투여 후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 및 약력학 결과를 바탕으로 반복투여 임상 단계에 진입해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유한양행은 이번 유럽 희귀의약품 지정을 발판으로 YH35995의 글로벌 임상·허가 전략을 구체화하고 환자 접근성 제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김열홍 유한양행 R&D총괄 사장은 “앞서 FDA 희귀의약품 지정과 국제 학회에서의 임상 데이터 공개에 이어 이번 유럽 희귀의약품 지정까지, 제3형 고셔병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 옵션 개발의 필요성과 YH35995의 잠재력을 미국과 유럽에서 연이어 확인한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규제기관과의 협의를 바탕으로 임상 개발 속도를 높여 희귀질환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치료 대안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