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국내 증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강세를 이어가면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반도체 쏠림 현상이 극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수익률 상위권은 물론 거래대금과 개인 순매수 규모까지 반도체 관련 ETF가 휩쓸면서 '반도체 독주'가 ETF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ETF 수익률 1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로 47.50%를 기록했다.
수익률 상위 7개 ETF는 모두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차지했다. 미래에셋·삼성·신한·한국투자신탁·KB·키움·하나자산운용이 운용하는 관련 상품들의 수익률은 37.8~47.5%에 달했다.
반도체 ETF 강세는 SK하이닉스 주가 급등이 견인했다. SK하이닉스는 이달 초 대비 20% 이상 상승하며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인공지능(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와 실적 개선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관련 ETF도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주가 상승률의 2배를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들은 이달 들어 15~17%대 수익률을 기록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단일종목 상품뿐 아니라 업종형 ETF도 강세를 나타냈다. 'HANARO 반도체핵심공정주도주', 'HANARO 미국AI메모리반도체TOP4+', 'PLUS 글로벌HBM반도체',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 'TIGER 일본반도체FACTSET', 'KODEX 차이나AI반도체TOP10' 등 국내외 반도체 ETF가 수익률 상위권에 대거 포진했다.
스페이스X 주가 급락에 우주항공ETF 부진
실제로 수익률 상위 21개 ETF가 모두 반도체 관련 상품으로 집계됐다. 반도체를 제외한 업종 ETF는 20위권 밖에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자금 유입도 반도체 ETF에 집중됐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주 평균 거래대금 상위 5개 ETF는 모두 반도체 관련 상품이었다.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의 거래대금은 약 4조원에 달했으며,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SOL AI반도체TOP2플러스' 등이 뒤를 이었다.
개인투자자 매수세도 반도체 ETF로 몰렸다. 최근 일주일간 개인 순매수 1위는 'SOL AI반도체TOP2플러스'로 5000억원 이상이 유입됐고, 'KODEX AI반도체TOP2플러스'도 2000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면 한때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우주항공 ETF는 부진했다. 'TIGER 미국우주테크', 'SOL 미국우주항공TOP10', 'KODEX 미국우주항공' 등 관련 상품들은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미국 비상장 시장에서 스페이스X 주가가 급락하면서 관련 종목들이 동반 약세를 보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차전지 ETF 역시 고전했다.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 등 주요 상품들이 큰 폭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반도체와 대조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증권가는 당분간 반도체 중심의 증시 주도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은 이번 주 예정된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마이크론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경우 AI 반도체 투자 열기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과도한 쏠림 현상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관련 상품의 시장 영향과 투자자 위험 노출 수준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도 변동성이 큰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