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삼성전자가 차세대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 선점을 위해 고대역폭 메모리(HBM) 7세대 제품인 ‘HBM4E’ 샘플을 세계 최초로 출하했다. 올해 초 HBM4 양산에 이어 불과 3개월 만에 차세대 제품 공급까지 속도를 내며 AI 반도체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고 성능의 ‘HBM4E 12단’ 샘플을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29일 밝혔다.
HBM은 GPU(그래픽처리장치)와 AI 가속기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메모리 반도체다. 최근 생성형 AI와 대규모 언어모델(LLM) 확산으로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메모리 업계 경쟁의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HBM4E는 삼성전자가 올해 2월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한 HBM4(6세대)의 후속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1c(10나노급 6세대) D램과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동시에 적용해 성능과 효율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성능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핀(Pin)당 동작 속도는 기존 HBM4의 14Gbps(초당 기가비트)에서 최대 16Gbps까지 지원하며, 전작 대비 약 20% 향상됐다. 단일 스택 기준 초당 3.6TB(테라바이트)의 대역폭을 제공해 대규모 AI 연산과 차세대 데이터센터 환경에서 처리 성능을 높일 수 있다.
용량도 개선됐다. HBM4E 12단 제품은 48GB(기가바이트) 고용량을 구현해 전작 대비 30% 이상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고객사 요구에 맞춰 향후 32GB(8단), 64GB(16단) 제품까지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AI 반도체의 핵심 과제로 꼽히는 전력 효율과 발열 문제도 개선했다. 삼성전자는 저전력 설계와 패키징 구조 최적화를 통해 에너지 효율을 전작 대비 16% 높였고, 열 저항 특성 역시 14% 이상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샘플 출하를 두고 삼성전자가 차세대 HBM 시장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HBM 시장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공급망을 중심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HBM4와 HBM4E를 잇달아 선제 공급하며 반격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고객사 일정에 맞춰 HBM4E 양산 공급을 추진할 방침이다. 글로벌 고객사들 역시 삼성 HBM4 제품에 대해 속도와 전력 효율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 역시 HBM4E 샘플 출하 시점을 앞당길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당초 올해 하반기 출하를 계획했으나 최근 개발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며 공급 시기가 빨라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황상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개발담당 부사장은 “HBM4 양산 성공에 이어 차세대 HBM4E 샘플 공급까지 차질 없이 완수하며 기술 리더십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며 “앞으로도 선제적 기술 투자와 생산 인프라 확대를 기반으로 글로벌 AI 메모리 시장 성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