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 "우리 가수가 역전됐어요. 어서 와서 투표해주세요"
"3천만표 이상 받으면 지하철 광고해준대요. 같이 투표해요"
임영웅, 영탁, 이찬원, 송가인...
트로트 장르가 대중적인 인기를 끌면서, 좋아하는 가수에게 투표하는 팬덤 투표 앱 사용이 활발하다. 이전까지 가수와 팬을 이어주는 주요 플랫폼은 공식 팬클럽이나 인터넷 카페였지만 2020년대 초반 트로트 열풍과 함께 '트로픽 '트롯스타' 같은 전용 팬덤 투표 앱이 등장해 중장년층까지 확산됐다.
팬들은 좋아하는 가수를 응원하기 위해 유료 결제를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결제는 손쉽게 이루어지는 반면, 환불은 '하늘의 별따기'라는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그 실태를 조사한 결과, 앱에서 구입한 유료 재화의 환불은 어렵고 청약철회를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제는 순식간, 환불은 신청 메뉴 없고 '문의하기' 절차로만
앱 내에서 하트, 픽, 코인 같은 아이템을 구매해 가수에게 투표할 수 있다. 유료 결제나 광고시청을 통해 투표권을 얻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투표권을 유료충전할때 구매 버튼 한번이면 구매가 완료된다. 그러나 환불은 별도의 '문의하기' 절차를 통해서만 가능하도록 운영되고 있다. 트로픽의 경우에만 환불 신청 버튼을 확인했다.
문제는 이와같은 운영이 구매, 계약 체결, 회원가입 절차에 비해 취소·환불 절차를 부당하게 제한하거나 접근을 어렵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취소·탈퇴 방해형 다크패턴'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전자상거래법 제21조는 거짓·과장 또는 기만적인 방법으로 소비자의 청약철약·환불 절차를 부당하게 제한하거나 접근을 어렵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단순 변심 환불 불가' '구매 즉시 사용 간주' 등 청약철회권 제한
전자상거래법 17조 및 21조에 따라, 디지털 콘텐츠를 구매하고 이를 이용하지 않은 경우, 7일 이내에 청약철회가 가능하고 이를 방해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그러나 조사대상 3개 앱 중 2개 앱이 이용약관에 '단순 변심 환불 불가' '구매 즉시 사용 간주' 등의 조항을 두어 소비자의 청약 철회권을 사실상 제한했다.
또한 일부 앱은 약관을 변경했을 때 이용자에게 개별 통지 없이 공지사항 게시로 갈음하고, 일정 기간 내 별도 의사 표시가 없으면 동의한 것으로 간주했다. 공지사항을 읽지 못한채 변경된 사안에 대한 의사표시 없이 '동의'한 것으로 되어 버리는 것이다.
광범위한 면책 조항도 문제가 됐다. 조사대상 3개 앱 모두 이용약관에 '해결이 곤란한, 이에 준하는, 기타 불가항력' 등의 모호한 표현을 사용하여 사업자의 책임을 광범위하게 면제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사업자에게 '앱 내 환불 신청 메뉴 신설' '청약철회 제한 조항 삭제' '사업자 약관 면책 조항 개선' '약관 변경시 개별 통지 강화' 등을 권고했다.
트롯 팬덤 앱 이용자들 중에는 이런 앱 환경이 낯선 중장년층이 특히 많다. '환불방법을 찾지못해', 혹은' 불공정한 약관이 그렇다니까 어쩔수 없이' 넘어가는 피해는 없어야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트롯 스타를 응원하고자 하는 마음이, 불편한 경험으로 남으면 안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