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6일 뒤가 분수령이다.
오는 2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다. 기준금리는 현재 연 2.50%. 지난해 5월 이후 네 차례 연속 동결이 이어졌다. 그런데 이번 회의는 숫자보다 맥락이 다르다. 신현송 신임 총재가 주재하는 첫 금통위다.
신 총재는 취임 연설에서 "중동 분쟁이 공급 충격을 일으켜 인플레이션과 성장 경로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며 "신중하고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이란 전쟁 관련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동시에 경제 활동을 저해하고 있다는 진단도 내놨다. 한국 유가 민감성을 고려해 "물가 안정에 더 큰 중점을 두겠다"는 발언도 나왔다. 시장은 이를 이창용 전 총재보다 매파적인 신호로 읽었다.
증권가는 이미 인상 쪽으로 기울었다
오늘 아침 신한투자증권이 채권전략 보고서를 발표했다. 요지는 이렇다. 5월 28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는 2.50%로 동결되지만, 인상 소수의견이 1명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물가 압력과 수출 호조를 고려하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다만 에너지 가격 상승의 2차 파급 효과를 아직 예단하기 어렵고, 신임 총재 첫 회의에서 곧바로 긴축 사이클을 시작하는 부담도 있어 동결 전망의 근거로 제시했다.
SK증권은 20일 '2026년 하반기 채권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이 오는 8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연말 2.75%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은행은 7월과 10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두 차례 인상을 예상했다. 이 경우 연말 기준금리는 3.00%가 된다. 불과 몇 달 전까지 금리 인하를 논하던 시장이 이제 인상 시점 논쟁으로 완전히 옮겨갔다.
기류가 바뀐 이유
한달 전 분위기와 지금은 다르다. 4월 10일 금통위는 "올해 성장률이 2.0%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판단 아래 동결을 결정했다. 그런데 이후 1분기 GDP가 전기 대비 1.7% 성장으로 깜짝 반등했다. 코스피는 8000선을 넘어섰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시장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다. 성장 우려가 빠르게 가셨다.
물가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로 전월(2.2%) 대비 0.4%포인트 올랐다. 유가와 원화 약세가 맞물리며 수입물가 상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 신 총재 인준 청문회에서도 "유가 상승과 원화 약세로 향후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유상대 부총재는 우즈베키스탄 ADB 연차총회에서 "5월 금통위에서 인상 시그널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부총재가 금통위 직전 해외 기자간담회에서 인상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는 건 이례적이다. 의도된 사전 신호 발신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달 전 공식 입장과 내부 기류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생겼고,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미리 힌트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미국 금리 변수가 한국을 압박한다
한미 금리차도 인상 논리에 힘을 실어준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연 3.75~4.00%, 한국은 2.50%다. 금리차가 최대 1.5%포인트다. 이 상태에서 한국이 동결을 지속하면 달러 강세·원화 약세 압박이 지속된다. 거기에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가 5%대로 올라서는 등 미국 쪽에서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부상하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가 더 멀어지고 있다.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기다릴수록 불리한 환경이다.
28일 회의에서 볼 것들
이번 금통위 회의에서 시장이 주목하는 건 기준금리 숫자 하나가 아니다.
먼저 점도표다. 이번 회의에서 향후 6개월 금리전망 점도표가 처음 공개된다. 인상을 예상하는 위원이 몇 명인지, 인상 시기를 언제로 보는지가 여기에 나온다. 인상 소수의견이 2명 이상이거나 점도표에서 인상 전망이 다수면 시장은 7월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일 것이다.
다음은 수정 경제전망이다. 4월보다 성장률 전망이 올라가는지, 물가 전망이 어떻게 제시되는지가 통화정책 방향의 근거가 된다. 성장률을 2.0% 이상으로 올리고 물가 전망도 높이면 긴축 사이클 전환의 논리가 완성된다.
마지막은 신현송 총재의 기자회견 발언이다. 취임사에서 매파적 기조를 드러냈지만, 첫 회의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언어를 쓰느냐가 하반기 통화정책의 실질적 가이드가 된다.
인상이 현실화되면 달라지는 것들
기준금리가 오르면 직접적인 영향은 대출 금리다. 주담대 변동금리와 신용대출 금리가 따라 오른다. 수도권 집값 상승세와 가계대출 증가를 동시에 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안정 측면의 명분은 있다. 그러나 자영업자와 취약 차주에게는 곧장 상환 부담으로 이어진다.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지난 5월 6일 유 부총재가 인상 시그널을 내놨을 때 코스피가 당일 5% 넘게 올랐다. 실적 장세에서는 금리보다 이익이 강하다는 걸 시장이 보여줬다. 다만 미국 채권금리까지 동반 상승하는 환경에서 추가 인상이 현실화되면 외국인 자금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
오는 28일 아침, 신현송 총재가 처음 주재하는 회의가 시작된다. 결과보다 신호가 중요한 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