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네트워크 품질 최적화 기술을 글로벌 표준으로 이끌며 차세대 통신망 진화의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통신망 데이터 수집의 정밀도를 높이는 ‘FILM(Filtered Measurements)’ 기술이 세계 표준화 기구에서 공식 기능으로 승인되면서, AI 기반 네트워크 관리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은 29일 글로벌 오픈랜(Open RAN) 표준화 기구인 **‘O-RAN 얼라이언스’**를 통해 FILM 기술 관련 문서를 공식 발간했다고 밝혔다. O-RAN 얼라이언스는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엔비디아 등 300여 글로벌 장비 제조사와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국제 협의체로, 2018년 설립 이후 개방형 네트워크 표준화를 선도해 왔다.
오픈랜은 서로 다른 제조사의 장비 간 연동을 가능하게 해 통신망의 개방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차세대 네트워크 구조다. 다만 제조사마다 수집하는 데이터 방식이 달라 AI를 활용한 정밀한 품질 분석에는 한계가 있었다.
SKT가 제안한 FILM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이다. 기존에는 전체 단말의 평균 성능 수치를 토대로 품질을 분석했지만, FILM은 신호 세기나 단말 위치 등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데이터만 선별적으로 수집한다. 이를 통해 망 품질을 더욱 정밀하게 분석하고, AI가 실시간으로 최적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개방형 인터페이스를 활용해 다양한 제조사 장비가 혼합된 환경에서도 동일한 데이터 형식으로 수집·활용이 가능하다.
SK텔레콤은 지난해 2월 FILM을 신규 표준화 기능으로 O-RAN 얼라이언스에 제안했고, 같은 해 8월 정식 승인받았다. 이후 표준화 책임사로 참여해 글로벌 통신사와 장비사 13곳과 함께 활용 사례와 요구사항을 정리한 기술 문서를 완성했다. 이는 국내 통신사가 O-RAN에서 기능 단위 표준화를 주도한 첫 사례다.
업계에서는 FILM이 본격적으로 확산될 경우, AI 기반 네트워크 품질 관리가 글로벌 통신사의 공통 표준으로 자리잡아 6G 등 미래 네트워크 진화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류탁기 SKT 인프라기술본부장은 “정확하고 규격화된 데이터 수집은 AI 네트워크 고도화의 핵심”이라며 “앞으로도 주요 사업자 및 제조사들과 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표준화를 선도하고 미래 통신 인프라 준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