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 PC통신 시절 동호회, 인터넷 접속 서비스 등으로 사랑받던 천리안이 10월 31일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다. 천리안 사이트에는 공지사항을 띄워 천리안 서비스 종료를 안내했다. 이로써 천리안은 함께 PC통신 전성기를 이끌던 하이텔, 나우누리에 이어 마지막으로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천리안은 데이콤이 1985년 문을 연 이래 전자사서함 서비스로 시작해서 1992년 본격적인 PC통신 서비스를 제공했다. PC통신은 전화 망 접속을 이용해 PC 간 통신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전화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통신 도중에 전화가 오면 접속이 끊겼다. 이용료가 전화요금에 과금됐다.
1990년대 컴퓨터의 보급이 늘어나고 1990년대 중후반부터 PC통신은 전성기를 누리게 된다. 천리안도 1997년에 가입자수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
2000년대 이후 웹을 기반으로 하는 인터넷 포털이 인기를 모으면서 유료 서비스였던 PC통신이 주류에서 밀려나기 시작했다. 천리안도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하고 2000년 6월 포털사업에 진출했지만 미리 선점하고 있던 포털에 밀려 제 위치를 찾지 못했다.
전성기를 함께 구가한 하이텔이 PC통신 사업을 포기하고 웹 기반 포털로 전환하자, 천리안 역시 PC통신 사업을 접고 완전한 웹 기반 포털로 전환했다.
천리안은 PC통신 사이트 중 유일하게 명맥을 유지하다 점차 일부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결국 2024년 10월 31일 서비스 종료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90년대 신세 많이 졌다" 4050세대 아쉬움 토로
각종 게시판에는 천리안의 서비스 종료 소식에 저마다의 추억을 꺼내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PC 통신 시절 생각난다. 서운하다" "90년대 신세 많이 졌다" "게임하다 전화요금 40만 원 넘게 나와 엄청 맞았다" "접속할 때 들리던 그 소리 기억난다" "전화오면 끊겼었는데" "이게 아직도 있었다니" 등의 의견이 달렸다.
천리안을 서비스하는 미디어로그는 "함께했던 포털 서비스들이 하나, 둘 종료하는 시장 상황에서 서비스를 지속하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사업환경의 변화에 따라 더 이상 양질의 메일 서비스를 유지하기 어려워 천리안 서비스 종료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라는 공지를 띄웠다.
천리안은 7월 11일 메일/주소록 기능을 오픈하고 메일주소 변경안내 신청을 오픈할 예정이다. 8월 1일 천리안 기본료를 무료로 전환하고 9월 1일 문자, 뉴스, 인물, 운세 등의 부가서비스가 종료된다. 10월 1일 천리안 메일 수발신이 중지된 후 10월 31일 서비스가 완전 종료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