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이지혜 기자] 가상인간이 광고모델을 넘어 AI은행원, AI아나운서, AI안내원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여러 기업들은 광고모델로 ‘가상 인플루언서’를 선정한 바 있다.
경기도는 20일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가상인간 ‘반디’를 경기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 도정 메신저 역할을 할 계획이다.
롯데홈쇼핑은 자사가 개발한 가상인간 ‘루시’를 전면에 내세웠다.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가 개발한 ‘로지’는 KGC인삼공사의 ‘정관장 화애락 이너제틱’ 모델, GS리테일의 전속 모델을 꿰찼다. 디오비스튜디오의 ‘루이’는 생활지음의 모델로 활약 중이다. 스마일게이트의 ‘한유아’, LG전자의 ‘김래아’는 가수로의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광고모델로 주목받았던 ‘가상인간’ 기술은 이처럼 전 산업으로 뻗어나가는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가 필요해졌고, 가상인간은 자연스러운 고객 응대를 위한 대안이 됐다.
음성 및 영상 합성, 자연어 처리, 음성 인식 기술을 융합해 이용자와 실시간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가상인간은 인건비를 절감하고 촬영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향후 인간의 역할을 일부 대신하면서 산업의 한 축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AI 은행원이 대표적이다. 신한은행은 인공인간 은행원이 고객을 응대하는 미래형 점포 ‘디지로그’를 운영 중이다. 지난 7일 CES 2022에서 AI 뱅커가 고객의 방문 목적에 따라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을 시연하기도 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12월 25일 AI 행원을 정식 직원으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NH농협은행에 근무 중인 MZ세대 직원들의 얼굴을 합성해 얼굴을 만들었으며, 목소리에 맞춰 입모양이 구현되도록 했다. AI 행원은 사내 홍보모델로 활용되고 있으며 향후 영업점에서 고객 응대에도 나설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3월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AI 뱅커가 제공하는 금융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간단한 은행 업무 관련 상담이 가능하다.
김경수 딥브레인AI 마케팅 담당자는 21일 본지에 “키오스크형 AI 은행원은 은행 출입 시 간단한 창구 안내 및 번호표 발급, 생활 정보 안내가 가능하다. 데스크형 AI 은행원은 보다 고도화된 서비스로 실제 창구 내 직원 역할을 할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통장 잔액 정리, 통장 개설부터 카드발급, 청약, 예적금, IRP, 대출 등의 난이도 높은 상담과 실행 업무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아나운서, 강의, 안내원 등 역할 커져
AI 아나운서도 등장했다. 아리랑TV와 딥브레인AI는 AI 앵커를 공동개발, CES 2022에서 최초 공개했다. 아리랑TV 문건영 앵커를 모델로 제작한 가상인간은 한국어와 영어 2개 국어가 가능하다.
MBN은 김주하 아나운서를 모델로 AI 앵커를 제작해 정오 주요뉴스를 송출하고 있으며, LG헬로비전에서도 김현욱 AI 아나운서와 이지애 AI 아나운서로 제작한 뉴스를 송출 중이다.
온라인 강의 시장에서는 AI 선생님이 등장했다. 교원 빨간펜의 초등학생 대상 디지털 학습지 ‘아이캔두’는 메타버스 내에 ‘AI 튜터’를 도입했다. 초등학생들에게 인기있는 크리에이터 ‘도티’를 비롯, 3명의 튜터가 메타버스 기반 가상교실에서 학습자와 소통한다.
AI 안내원의 역할도 커질 전망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하는 프로젝트 ‘광화인’에서는 아이돌그룹 샤이니의 민호가 키오스크 형태의 AI 안내원으로 구현됐다. 영어 모델로는 ‘미스트롯’에 출연했던 마리아가 등장했다. 이밖에 일본, 중국어가 가능한 AI 안내원까지 총 4명의 AI 안내원이 관광객들을 응대한다.
AI 안내원은 국내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서울의 주요 관광지와 문화유산에 대한 안내, 광화문 일대의 맛집과 카페 등 여행정보를 제공한다. 사용자가 질문을 하면 사전 학습된 대화셋에 따라 자연스러운 대화를 하는 방식이다.
보험업계에도 가상인간이 진출해 있다. 한화손해보험은 지난 13일 국내 보험사 최초로 가상인간 기술을 도입했다. 향후 사내 임직원 교육, 보험대리점 설계사 대상 보험상품 홍보 영상 제공, 임직원 공지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