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이지혜 기자] 넷플릭스가 15일(현지시간) 북미에서 구독료를 인상했다. 이에 소비자들 사이에서 넷플릭스를 비롯한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이 연달아 가격을 인상하지는 않을까하는 우려가 나온다.
넷플릭스가 미국과 캐나다에서 월 구독료를 인상한 것은 지난 2020년 10월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이번 요금 인상으로 미국에서의 넷플릭스 스탠다드 플랜 요금은 15.49달러가 됐다. 캐나다에서도 캐나다 달러 기준 16.49달러로 요금이 책정됐다.
외신들은 넷플릭스의 요금 인상이 콘텐츠 투자 비용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 CNN은 “넷플릭스는 콘텐츠에 수십억 달러를 쓰고 있지만 새 가입자 유치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소비자 요금을 올리는 것은 매출 확대를 위한 손쉬운 방법”이라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일부 소비자들은 넷플릭스와 토종 한국 OTT의 국내 월 구독료도 오를 가능성을 제기했다.
국내 OTT업체들 역시 경쟁 상황에서 이용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콘텐츠 투자에 쏟아붓고 있다. 또 지난해 개정된 음악저작권료 징수기준에 따라 저작권료 지출도 늘어나게 된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 한국에서도 월 구독료를 올렸다. 스탠다드 요금제는 월 1만 2000원에서 1만 3500원으로 인상됐다.
쿠팡은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유료멤버십 ‘와우 멤버십’ 요금을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올렸다. 와우멤버십에 가입해야만 이용할 수 있는 ‘쿠팡플레이’ 구독료가 사실상 인상된 셈이다.
티빙은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월 4900원) 가입자가 이용할 수 있었던 ‘티빙 무제한 이용권’에서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시청을 제한했다. 이외 드라마나 예능, VOD는 계속 이용할 수 있지만 오리지널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추가 결제가 필요하다.
티빙 측은 ‘무제한 이용권’의 오리지널 콘텐츠 이용이 출시를 기념한 한시적 혜택이었기 때문에 혜택 축소는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당초 6월 30일까지 혜택 제공 예정이었으나 이 기간을 연말까지 늘렸고, 일정에 맞춰 종료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OTT 업체들이 국내 구독료를 인상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요금 인상은 시청자 이탈을 촉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진흥원이 지난 5일 발표한 ‘디지털전환시대 콘텐츠 이용 트렌드 연구’에 따르면, OTT 이용자들 중 절반 가량(48.8%)는 월 구독료가 10% 인상된다면 기존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겠다는 응답이 37.6%, OTT를 이용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11.2%였다. 나머지 51.2%는 기존의 플랫폼을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노창희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겸직교수는 1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토종 OTT들은 지금 수준에서 구독료를 인상하기 어렵다”면서 “올해 OTT 시장의 경쟁이 굉장히 치열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존 프라임이나 HBO맥스 등 외국 브랜드들이 곧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넷플릭스에 대해서도 “당분간은 국내 요금 인상이 어려울 것이다. 지난 요금 인상 이후 불과 한두 달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망 이용대가나 오징어게임의 콘텐츠 수익 배분 이슈 때문에 넷플릭스에 대한 국내 여론이 썩 좋지 않음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