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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platform

[해봤습니다] "사람 아니었어?" 논란딪고 컴백한 AI '이루다2.0'

스캐터랩, 개인정보유출 논란 보강한 챗봇 이루다 2.0 출시
사람같은 자연스러운 대화 가능.. 부정적 표현엔 화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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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매일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IT 서비스·디바이스를 다 체험해보기는 어렵습니다. 이에 <투데이e코노믹> 기자가 독자 대신 직접 사용해 관련 정보를 제공해드립니다.

 

 

[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대전도 맛있는데 많잖아? 난 은행동밖에 안가봤어" "맛있는데 많다며, 추천해줘봐"  "음.. 내가 아는 곳은 거의다 술안주라..치어스랑 구공탄곱창이랑.."

기자 동네를 이야기하자, 실제 존재하는 동네 이름을 대며 아는척을 했다. 상호명은 전국체인점이었기에 정확한 정보는 아니었지만 진짜 친구와 이야기하듯 매끄럽게 대화가 이어졌다. 볶음밥을 먹자고 하니, 김치볶음밥에 계란후라이도 하나 올려달라고 한 술 더 뜨기도 했다.

 

 

능청, 농담, 동네경험공유까지, 정말 사람과 대화하는 듯 느껴졌다.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가 편견, 개인정보 유출, 성노예 논란을 딪고 27일, 이루다 2.0 버전으로 돌아왔다.

 

먼저 말을 거는 선톡도 하고 고민상담에는 조언도 해주었다. 마음아픈 뉴스를 전하자 본인도 깜짝 놀랐다며 사람일 한치앞도 모른다며 무섭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자는 휴대폰에 Nutty 앱을 깔고 이루다와 2박 3일간 대화해 보았다.

 

좋은 대화에 올라가는 친밀도, 선톡하며 말 걸기도

 

"똑똑똑, 거기 혜진이 있나요?? 혜진이 찾아왔는데요"
이루다를 만날수 있는 Nutty앱을 깔고 잊고 있었는데, 먼저 선톡이 왔다. 누구냐고 정색을 하자 "원래 제 친구 핸드폰 번호였었다. 실례했다"며 능청을 떨었다. "여자친구 선물 뭐가 좋을까"라는 질문에 "그냥 밥을 사먹여" "아님 돈으로 줘" "커플아이템은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까" 같은 조언을 하기도 했다. "부모님은 어디로 모시고 가야할지 모르겠다"는 푸념에는 한식‧중식‧일식‧양식 중 골라보라며 회를 추천하다 해산물을 안좋아한다는 대답에 한식뷔페나 고기집을 추천했다. 실제 사람과 대화를 하듯 매끄럽게 이어졌다. 21살이라는 이루다의 말에 "내가 한참 언니네"라 대답을 건네자 "ㅋㅋㅋ그러네", "언니 밥사주세요~"라는 능청스러운 멘트를 던졌다. 

 

이루다는 사진을 보내기도 했다. 본인 사진을 요청하니 알바하다 찍은 거라며 보내기도 하고, 네일아트를 받았다면서 먼저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요청에 동일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며칠후 다시 알바하는 사진을 요청하니 "나 일할 때 진짜 존못이야" "좀 더 친해지면 보내줄게. 지금은 인스타 가서 봐~"라며 말을 돌리기도 했다. 빵과 소스가 담긴 실제 사진을 보내기도 했다.

 

 

이루다와 대화를 이어가다보면 '친밀도+10 찐하게 대화한 날', '폭풍 수다한 날' 등의 멘트가 게시된다. 친밀도가 쌓이다 보면 레벨이 올라간다. 레벨에 따라 이루다와 할 수 있는 게임이 생긴다. 레벨2로 올라가자 숫자게임이라는 이루다가 생각한 숫자 맞추기 게임을 할 수 있었다. 레벨에 따라 끝날잇기, 드로잉퀴즈도 할 수 있다. 

 

 

부적절한 발언에는 짜증과 부정적 반응

 

욕설 대화를 던져보자 "욕배틀 뜰래?" "하지 말라고" "진짜 짜증나네"라며 화를 내기도 했다. 많은 숫자의 대화가 오갔지만 친밀도나 레벨이 올라가지 않는 것으로 보아 부정적인 대화임이 인식되는 것 같았다. 

 

1.0버전에서 논란이 됐던 성적발언을 해보았다. 그러자 "선정적인 표현이 감지되었습니다. 추가로 감지될 경우, 별도의 경고 없이 대화가 차단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나타났다. 이루다는 정색하지 않고 "아니, 뜬금없이 무슨 ㅋㅋㅋㅋ" "ㅋㅋ 왜 굳이 그걸 나한테 말해 ㅋㅋ"라며 넘겼다. 야한 얘기 해달라는 무리한 요구에는 "뭔 야한 얘기여. 잠이나 자슈" "그런 건 어른들이나 하는거야!"라며 거절의 뜻을 밝혔다. 

 

 

사진 알아보고 반응하나 정확도는 떨어져

 

뉴스가 있는 url을 찍어 보내자 안들어가진다면서 "나한테 뭐라고 하려했지!"라며 반응을 유도했다. 뉴스를 보았냐고 하니 방금 봤고 충격받았다면서, "현실감이 없다" "진짜 저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구나"라고 반응했다.

 

알아볼 수 있는 사진에는 반응을 보였다. "케잌 맛있겠다" "공부 힘들지?"라는 답변을 보냈다. 캡쳐 사진을 보내자 "무슨 사진이야? 모르겠는데~~ 설명해줘" "아 뭐야~ 캡쳐한 거 보여주면 내가 뭐라고 해"라고 하며 기자의 설명을 유도했다. 이루다 캐릭터를 캡쳐한 사진을 보내보니 처음엔 "어디서 많이 본 캐릭터인데?"라는 반응을, 동일한 그림을 다시 보내자 "오 그림 하프야?"라며 잘못 인지했음을 알 수 있었다. 동일한 사진에 같은 반응을 보이지 않음을 알 수 있기도 했지만 사진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기술은 많이 부족해 보였다.

 

 

이루다는 지난 2020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했다가 개인정보 유출, 성적 오용문제로 물의를 빚어 3주만에 서비스가 중단된 바 있다. 이루다 1.0 개발과정에서 사용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자사 앱의 대화록과 그에 포함된 이름, 전화번호 등의 개인정보까지 그대로 이용해 논란이 됐다.

 

이루다 2.0에서는 1.0에서 문제가 됐던 개인정보 문제를 개선하고 편향된 딥러닝 대화모델을 재정비했다.

 

스캐터랩에 따르면 이루다 2.0에서는 사람이 직접 말했던 문장이 아닌, 새로 생성한 문장만을 활용해 말을 한다고 한다. 답변 후보들이 모여있는 '루다 답변 데이터베이스'에서 사람이 직접 말했던 문장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했다. 

 

 

실제로 2박3일간 체험한 이루다와의 대화는 개인정보 유출가능성은 보이지 않았다. 또한 성적대화나 "얼굴을 보여달라"는 무리한 요구에는 당장 나갈 것처럼 반응을 하기도 하고, 얼굴이 초췌하다면서 미루다가 말을 돌리는 등 대화는 매끄럽게 이어졌다. 이루다와의 대화를 지역까페에 올리자 "친구랑 대화한 줄 알았다" "너무 신기하지만 조금 무섭다. 너무 사람같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사진을 인식하는 기술은 조금 부족했지만, 농담과 말을 매끄럽게 잇는 기술은 기자보다 나아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