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GAME platform

[디지털굿라이프] 전체 이용가로 둔갑한 성인게임...자체등급분류제 문제 지적도

'나쁜 거미 도둑' '두뇌 테스트' 등 선정적인 게임
청소년 이용 등급으로 분류돼

URL복사

[편집자주] 우리 사회는 디지털로의 대전환 시대를 맞아 플랫폼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산업 간 경계가 희미해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도 본격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이에 <투데이e코노믹>은 일상을 이롭게 하는 건전한 디지털 전환을 위해 [디지털굿라이프]를 기획했습니다.

 

[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청소년 이용 등급으로 둔갑한 성인게임이 앱마켓에서 버젓이 유포되고 있다. 지난 1월 선정성 논란이 불거진 ‘와이푸-옷을 벗기다’ 게임에 이어 동일한 상황이 반복되자 ‘자체등급분류’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앱마켓 구글 플레이에 등록된 ‘Bad Spider Thief(나쁜 거미 도둑)’ 게임은 스파이더맨이 된 이용자가 거미줄로 남녀의 속옷을 하나씩 벗기는 내용이다. 문제는 이 게임이 ‘전체 이용가’라는 것이다.

이용자들은 앱 리뷰를 통해 “변태 게임이다. 다운로드 하지 마라”, “이게 전체 이용가? 그리고 1등?”, “이게 왜 전체 이용가냐, 19세 이용가 아니냐“ 등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청소년들이 아무런 제재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이 앱의 다운로드 횟수는 이미 100만회를 돌파했다. 뿐만 아니라 시뮬레이션 게임 부문 1위, 전체 게임 순위로는 5위를 차지했다.

 

청소년 이용 등급으로 분류돼 소비되고 있는 성인게임은 이 뿐만 아니다.

 

구글 플레이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Brain Test-Thinking Game(두뇌 테스트-사고 게임)’은 여성의 옷을 벗겨 아이템을 획득한다. 가위를 도구로 주고 여성이 입은 옷을 잘라내야만 미션에 성공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해당 게임의 이용 등급은 15세 이상이다. 다운로드 횟수는 500만회 이상, 게임 순위는 퍼즐 부문 1위, 전체에서는 16위에 올랐다.

 

두 게임의 개발자는 모두 ‘ABI Global LTD’로 베트남 게임 개발사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월에도 싱가포르 게임 개발사가 출시한 '와이푸-옷을 벗기다' 게임이 같은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와이푸는 여성 캐릭터와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면 옷이 하나씩 벗겨지는 게임이다. 와이푸를 개발한 싱가포르 업체 ‘팔콘 글로벌’은 국내 자체등급분류제에 따라 구글 앱마켓에서 15세 이용가로 승인받았다.

 

"자체등급분류제 손봐야 된다" 지적도

 

자체등급분류제란 민간 사업자가 게임물 등급을 분류하는 제도다. 원래는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등급 심의를 진행했으나 게임물관리위의 심사를 일일이 받는 것은 급변하는 트렌드를 따라잡기에 한계가 있고 정부의 과도한 사전 검열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2017년 자체등급분류 제도가 시행돼 절차를 간소화하고 심의 기능의 일부가 민간 사업자에게 일임됐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정한 일정 요건을 갖추고 게임물관리위의 심사를 통과하면 자체등급분류사업자가 될 수 있다. 현재 국내에는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업체가 자체등급분류사업자로 등록돼 있다.

 

성인게임의 심의 등급 문제가 반복되자 사후 모니터링을 통해 등급 재분류 또는 취소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게임물관리위원회와 자체등급분류사업자인 구글 측의 책임이 크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자체등급분류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숭실대 교수)은 21일 본지에 "연간 자체등급분류 건수는 수십만 건에 이른다"며 "인적자원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에 출시된 모든 게임물을 즉각 사후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게임물 관리를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는 사업자의 철저한 오픈마켓 관리, 등급 부적정 게임물에 대한 적시 모니터링 및 직권재분류 조치, 사업자 및 개발자의 등급분류기준 숙지 및 교육 강화 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학회장은 자체등급분류 제도 개선 목소리에 대해 "자체등급분류 제도는 게임산업법령에 규율돼 있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거나 수정하기 위해서는 정부 및 유관기관, 자체등급분류 사업자 등의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며 "현 제도의 현황에 대한 고찰, 협의, 법률 개정 등의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