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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시각장애인이 고를 수 있는 캔음료는 음료·탄산·맥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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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e코노믹 = 이지혜 기자]


시각장애인이 편의점에서 고를 수 있는 캔음료는 음료·탄산·맥주 뿐이다. 캔 상단에 표기되어 있는 점자가 3가지로만 구분되어 있기 때문이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이같은 현실에 관심이 쏠린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008년부터 음료캔 음용구에 ‘음료’로 점자를 표기 중이다. 또 2017년부터는 칠성사이다, 밀키스, 펩시콜라 등 탄산음료 제품 상단에 ‘탄산’이라는 점자 표기를 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1996년부터 맥주 캔 음용구에 점자표기를 적용, 하이트·맥스·스타우트 등 캔 제품 상단에 ‘맥주’라는 점자표기를 하고 있다.

 

문제는 정확한 상품명이 아니라 음료의 종류만이 표기되어 있어, 시각장애인들에게 실질적인 선택권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탄산음료 중에는 ‘탄산’이 아닌 ‘음료’로 표기되어 있는 것들도 다수다. 커피와 이온음료도 구분할 수 없다. 

 

지난 1월 유튜브 채널 ‘원샷한솔’을 운영 중인 1급 시각장애인 김한솔(28)씨는 캔음료 30여 개를 구분하는 영상을 올려 화제가 된 바 있다. 점자로 음료, 탄산, 맥주를 구분했지만 정확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 예컨대 코카콜라 캔에는 ‘음료’라고 표기되어 있어 탄산이 아닌 음료로 분류됐다. 

 

그가 정확하게 구분해낸 음료는 ‘비락식혜’와 맥주 ‘테라’ 두 가지였다. 비락식혜 상단에는 특유의 하트모양이 점자로 표기되어 있었으며, 테라는 ‘맥주’와 함께 제품명 ‘테라’가 점자로 표기되어 있었다.

 

제품명뿐만 아니라 건강에 직결되는 유통기한에 대한 정보도 제공되고 있지 않아 더 큰 문제로 작용한다.  

 

음료업체 측에서는 모든 제품에 상품명을 표기하는 데에 현실적인 제약이 뒤따른다고 토로한다. 

 

음료 캔에 점자를 넣으려면 캔 뚜껑을 찍는 금형을 추가로 제작해야 하는데 여기에 드는 비용이 2000만 원 남짓이다. 여러 음료에 제품명을 넣는다고 한다면 비용이 그만큼 배가 된다. 또 개별음료마다 다른 점자가 들어간 뚜껑을 덮게 된다면, 생산라인을 중단하고 새 뚜껑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캔 뚜껑에 점자를 표기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여분 공간에는 2음절 정도까지만 표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2음절인 ‘테라’는 표기가 가능하지만 ‘스타우트’는 어려운 식이다. 공간이 넓은 캔 음료 옆면에 점자를 넣으면 캔 내구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 가운데 업체는 캔 음료 대신 페트병에 점자를 표기하는 방식을 먼저 적용 중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7년부터 참이슬 후레쉬 제품에 점자 표기를 적용했다. 400ml·500ml·640ml·1800ml 등 페트류 제품 4종에 ‘소주’와 ‘참이슬’을 동시 표기하는 식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4월초 ‘아이시스 8.0’ 페트병에 점자표기를 시작했다. 제품 중 300ml에 우선 표기를 시작하고, 향후 생산계획에 맞춰 200ml·500ml·1L·2L 제품과 ‘아이시스 에코’ 4개 제품까지 총 8개 제품으로 점자표기를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또 20일에는 칠성사이다 500ml 제품의 페트병 상단에 점자를 넣기로 했다. 향후 다른 음료 페트에도 점자 표기를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 향상과 제품선택권 보장을 위해 이같이 결정했으며, 시각장애인들이 점자 해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높이와 간격을 표준 규격에 맞췄다. 정확한 표기를 위해 사단법인 서울시각장애인연합회의 감수도 거쳤다. 

 

당장 음료 캔이나 페트병에 점자를 새길 수 없다고 하더라도, 패키지에 제품 정보와 유통기한같은 기본 정보를 알려주는 음성변환 코드 표시를 포함하는 방식 등 다양한 대안을 고려해봐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음료뿐만 아니라 의약품, 생리대 등 다양한 생활용품에 점자 표기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법령 개정도 시급하다. 

 

한편 보건복지부의 2019년 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시각장애인은 25만 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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