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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네이버 음식점 ‘별점’ 리뷰 폐지…소상공인 '환영'

소상공인들,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
'별점 시스템' 중소상공인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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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e코노믹 = 이지혜 기자] 네이버가 식당·카페 등 음식점을 포함한 장소 리뷰의 ‘별점’을 없애기로 했다. 소상공인들은 이 결정을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반면 불편함을 우려하는 일부 소비자들의 반응도 존재한다. 

 

네이버는 오는 3분기까지 스마트플레이스 서비스에서 평점 기반 리뷰 시스템을 폐지하고, 방문객들의 리뷰를 바탕으로 하는 해시태그 형식의 통계 정보를 선보이겠다고 17일 밝혔다. 

 

네이버는 별점 시스템이 지역 중소상공인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 간단하게 평가를 남길 수 있는 만큼 일부고객이 악의적으로 남기는 별점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신 방문객들이 리뷰를 남기면 자주 사용되는 키워드를 인공지능(AI)이 추출해 태그 구름 형식으로 보여준다. 가게에 불만이 있을 때 공개적인 리뷰로 표출하지 않고 사업자에게만 알리는 ‘사장님에게만 전할 이야기(가칭)’ 기능도 도입된다.

 

소상공인들은 크게 환영했다. 이들은 대부분 악의적으로 악성 리뷰를 작성하는 이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는 안도감을 표시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활동하고 있는 한 온라인 카페에서는 “맛있다면서도 1, 2점을 주는 이상한 손님들이 있다”, “별점 깎이기 싫으면 서비스를 내놓으라는 사람들 때문에 피곤하다”, “네이버 리뷰를 신경쓰지 말라고 해도 신경쓰이는 건 사실”이라는 토로가 이어졌다. 

 

가장 자주 보이는 사례는 평균 별점이 낮은 손님들이었다. 평균 별점이 1점~3점 수준인데, 맛이 없다면서 다신 안 찾는 것도 아니고 4~5번씩 다시 방문하기 때문에 가게의 전체 별점이 낮아지는 사례가 빈번했다. 

 

경쟁업체가 일부러 악성 리뷰를 남겨 별점을 조작하는 행위도 걱정거리였다. 실제로 지난 16일에는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의 한 미용실 직원이 아르바이트까지 동원, 인근 경쟁업체들에게 악성 리뷰를 퍼부은 사례가 알려지기도 했다. 해당 관리자는 아르바이트 학생에게 건당 3만 원씩을 주고 문구와 수위까지 정해줬다. 

 

소비자 사이에서도 환영하는 이들이 나왔다. 김철민(52)씨는 “별점이 높다고 해서 맛있는 가게가 아니다. 특히 관광지에 가면 리뷰 조작 업체들이 돈을 받고 별점을 높여주는지 실망하고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하은(27)씨는 “포털사이트의 장소 별점에 신뢰도가 별로 높지 않다. 영수증을 올리고 리뷰를 달게 되어 있지만 다른 업체의 영수증을 올려도 리뷰가 등록되는 경우를 봤다. 자영업자도 힘들고 손님 입장에서도 믿기 힘든 제도가 됐으니 변화를 주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대입장도..."별점 없애면 불편"

 

한편 일각에서는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포털사이트의 별점과 리뷰가 어떤 가게를 선택할지를 정하는 중요한 척도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기도·서울시·인천시가 함께 만든 ‘수도권 공정경제협의체’가 월 1회 이상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소비자 설문 결과, 응답자의 96%가 음식 배달 시 배달앱을 사용한다고 답했으며, 이유로는 ‘음식점 리뷰를 참고하기 위해 이용한다’고 답한 비율이 32.2%였다. 또한 배달음식과 메뉴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리뷰, 별점이 높은 순(62.5%)’이었다. 

 

강성완(31)씨는 “잘 모르는 동네의 식당을 찾을 때는 당연히 별점부터 보게 된다. 리뷰를 하나하나 읽기도 어려우니 별점이 높은 곳으로 가는게 편하다”고 말했다.

 

박미희(43)씨는 “광고성 블로그가 너무 많으니 차라리 별점을 보는 것이 신뢰가 간다. 고객이 안좋은 리뷰를 남기는 것은 직원이 불친절하거나 음식이 맛없기 때문인데, 솔직한 리뷰를 남겨서 별점이 깎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별점이 없으면 그런 가게를 거르는데 어려움이 있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AI가 리뷰에서 단어를 추출해 태그 구름 형식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불친절이나 위생문제에 관련한 소수 의견이 태그 구름에 반영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또 마케팅 회사에서 긍정적인 특정 단어가 포함된 리뷰를 반복적으로 게시하면 태그 구름에 반영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과정을 통해 결국 소비자가 정확한 정보를 얻지 못하게 된다는 비판도 나왔다.

 

리뷰는 다른 소비자들이 볼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열어놓고 별점만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준홍(46)씨는 “사장님만 리뷰를 볼 수 있게 남겨놓는 것보다, 소비자들이 가게에 대해 확실하게 알 수 있게 리뷰는 공개적으로 올려놓고, 별점제는 폐지하면 절충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 한성숙 대표는 이번 결정과 관련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오프라인 SME의 고충 상당수가 글로벌 표준으로 뿌리내린 별점 시스템 환경에서 기인한다”면서 “이용자에게 익숙해진 표준을 없애는 것은 도전적인 시도지만, 사업자와 이용자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리뷰 방식을 실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