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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platform

게임의 변신은 무죄…드라마·영화·소설로 확장하는 IP

"장르 간 결합‧융합과 확장 이뤄지는 ‘트랜스미디어’ 현상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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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게임의 세계관을 확장해 드라마·영화·소설 등 여러 콘텐츠로 활용하려는 국내 업체들의 시도가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게임업계는 자사의 PC용 MMORPG 지적재산권(IP)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을 내놨다. 그러나 게임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고 구조도 복잡해지면서, 게임사들은 IP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시도를 하기 시작했다. 

 

데이세븐의 연애 시뮬레이션 스토리게임 ‘일진에게 찍혔을 때’를 기반으로 한 동명의 웹드라마는 지난해 시즌 2까지 나오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제작사 와이낫미디어에 따르면 해당 드라마는 누적조회수 1억 회 이상을 기록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중국 드라마 제작사 ‘유허그 미디어’와 손잡고 자사 게임 ‘크로스파이어’를 소재로 한 드라마 ‘천월화선’을 제작, 온라인동영상서비스 텐센트 비디오에서 지난 7월 선보였다. 전체 36부작으로 제작된 이 드라마에는 한화 약 464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됐고, 누적조회수 18억 회를 넘어서며 인기를 끌었다.

 

스마일게이트는 이에 그치지 않고 크로스파이어를 기반으로 한 할리우드 영화 제작에도 나섰다. 미국 오리지널 필름, 소니 픽처스와 제작 및 배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현재 1차 시나리오 작업을 마무리한 상태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6월 자사 게임 ‘미르’ 시리즈의 세계관을 집대성한 ‘미르 연대기:용의 대지, 불과 마법의 역사’를 서사 문학 형식으로 출간한 바 있다. 올해에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4, 5부의 이야기를 담은 ‘미르 연대기’ 개정증보판과 더불어 ‘미르4’의 스토리를 소설화 한 단행본도 출간 예정에 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해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20’에서 미르 연대기를 기반으로 영화 및 드라마 제작사와 영상화를 논의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미르 IP를 기반으로 한 웹툰·웹소설 ‘미르의 전설: 금갑도룡’은 지난해 말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되기 시작해 액션무협장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컴투스는 자사 대표게임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IP를 기반으로 한 코믹스 ‘서머너즈 워: 레거시’를 오는 4월 28일 첫 출간한다. ‘워킹데드’ 코믹스 제작사인 스카이바운드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제작에 나섰다. 

 

지난해 7월 온라인에서 진행한 유저간담회 ‘더 시프트’에서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세계관이 담긴 단편 애니메이션, 소설, 코믹스, 신작 모바일게임을 공개하면서 IP 확장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IP를 활용한 TV 애니메이션을 선보인다. ‘던전앤파이터: 역전의 바퀴’는 오는 1월 애니맥스 채널에서 총 13부작으로 방영된다. 넥슨은 앞서 2017년 ‘던전앤파이터: 숙명의 문’을 제작한 바 있다.

 

조이시티는 지난해 12월 자회사 ‘로드비 웹툰’을 설립, 웹툰 신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작 ‘프로젝트M’의 경우 게임과 웹툰을 동시에 선보일 예정이며, 이밖에도 ‘프리스타일’, ‘롤더스카이’ 등 주요 IP를 웹툰화 해 선보일 계획이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게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IP의 장르간 결합‧융합과 확장이 이뤄지는 ‘트랜스미디어(Trans-Media)’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대기업 입장에서는 검증된 슈퍼 IP를 확보, 시너지를 내고 성공하고자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트랜스미디어는 원소스 멀티유즈와는 다른 개념이다. 원소스 멀티유즈는 소스 하나를 가지고 재활용하는 개념이라면, 트랜스미디어는 게임에서 크게 성공한 IP를 영화로 가져가고, 성공한 영화는 게임으로 가져오는 방식이다. 즉 한 장르나 플랫폼에서 성공했던 IP를 가져와서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콘텐츠 흥행하면 게임에 유저 유입

재창작 콘텐츠 만들 땐 세계관 기본 지키는 노력 필요

 

게임 IP를 활용한 사업은 계속 확산할 전망이다. 이미 흥행에 성공한 매력적인 IP는 별도의 홍보 없이도 팬들에게 쉽게 전달될 수 있다. 콘텐츠가 흥행에 성공하면 역으로 게임에 유저가 유입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천월화선’의 경우 흥행에 성공하면서 크로스파이어 유저가 증가하기도 했다.

 

특히 영상·웹툰을 좋아하는 MZ세대는 게임업계에게도 중요한 고객층인 만큼, 이색적인 변신을 통해 이들을 사로잡는 전략도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MMORPG는 다른 장르에 비해 스토리가 방대하고 세계관이 촘촘해 IP 다각화에 유리하다. 다만 모든 재창작 콘텐츠가 성공하는 것은 아닌 만큼 게임업계의 고민도 필요하다. 

 

게임 내에서는 유저가 직접 상호작용하면서 거대한 서사를 이해하고 느낄 수 있지만, 이를 영상으로 옮길 때는 분량상 문제로 제한된 시간 안에 이야기를 담아내야 해 감동이 반감될 수 있다. 또 게임을 잘 알지 못하는 일반 관객의 경우 과하게 함축된 내용에 게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따라서 게임 IP를 확장할 때는 세계관의 기본을 지켜 기존 팬들의 이해를 구하면서도 일반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서사를 꾸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